최근 문화재청이 실시한 안전도 특별점검 결과, 남한산성 행궁과 산성이 재난위험시설대상인 D·E급 판정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2개월 뒤인 지난 8월7일 발표된 ‘문화재특별종합점검’에서 사적57호는 E등급을, 행궁은 D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D등급은 계측조사가, E등급은 보수정비가 필요한 수준이다.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의미이다. 남한산성은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이 당시 유네스코는 ‘훼손이 우려되므로 문화유산 관리에 철저를 기해 달라’는 단서를 달아 놓은 바 있다. 이 말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등재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천장 균열, 기둥 옹이 탈락, 여담 균열과 파손 등이 발견됐다. 행궁도 처마누수, 담장균열 등 건축물 상태가 위험수위다. 남한산성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지난해까지 400여억원을 들여 행궁복원 등의 사업을 실시했다.
아울러 보수정비에도 만만치 않은 예산이 투입됐다. 11일 경기도의회의 경기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효경(새정치연합) 의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2012년 20억원, 2013년 21억7천만원, 2014년 19억원 등 3년 동안 61억원이 들어갔다.
도는 그동안 ‘전가의 보도(傳家寶刀)’인 ‘예산문제’의 어려움을 내세웠다. 하지만 남한산성이 D·E급 판정을 받아 문제가 심각해지자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나섰다. 도는 남한산성 보존관리를 위한 도지사의 책무,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관리위원회 규정 등의 내용을 담은 ‘남한산성 보존관리 조례’를 내달 중 공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한산성 유형·무형 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방문객 관리시스템 구축, 수원화성·조선왕릉 등과 연계한 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본보 13일자 2면).
도는 보수정비, 콘텐츠 개발 등 예산을 올해 29억원에서 내년 80억원으로 증액할 것이라고 한다. 얼마전 경기개발연구원 연구결과 남한산성 이용객수 및 소비 증가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2018년 3천35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894억원, 고용유발효과는 1천285명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남한산성엔 엄청난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따라서 보존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문화재특별종합점검에선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도 E등급을 받았다. 남한산성과 함께 수원화성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