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과서를 삼킨 인문학
이남석|정훈이 그림|라임|188쪽|1만2천800원
들어 본 것 같은데 정확한 의미는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생활 속에서 겪는 다양한 예를 통해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한 책.
심리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대중문화를, 꽃무늬 옷을 좋아하는 남자의 당혹스러움으로 문화 다양성을, 영화 속 이야기로 신자유주의를, 가야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으로 세계화를 설명한다.
이 책은 ‘사회-문화-정치-경제-사회 문제’, 즉 중학교 사회 교과서의 순서를 따르고 있지만 교과서와 달리 모든 챕터가 논리적으로 연결돼 있다.
문화를 이야기하려면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상품화를 빼놓을 수 없고, 이는 경제적인 논리로 이어지며, 경제적인 논리는 신자유주의를 짚어 봐야 지금 시대를 이해할 수 있고, 이를 이해하려면 정치가의 역할에 대해 알아야 하는 식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회와 문화, 정치와 경제가 모두 맞물려 돌아가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책의 끝 부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능성, 책에서 찾다’라는 별면을 둬 책을 읽으면서 생긴 호기심이나 질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지만 별면 또한 각 주제에 맞는 참고 도서를 소개하며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어 단순한 지식을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생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적 교양이 재미있게 느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각 이야기 말미에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을 함께 넣어 구성했으니, 단순히 성적 향상을 위한 공부와 교양을 쌓는 공부가 어떻게 다른 지 쉽게 비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디 ‘당연한 것을 다르게 보려는’ 상상력과 ‘다르게 본 것을 더 깊이 생각하는’ 열정을 통해 성장의 계단을 힘차게 밟아 올라서고, 더 높은 곳에 서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여러분의 인생을 굽어보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