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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김영찬



타는, 길 떠나야 비로소 자유롭다



먼 길 떠나지 않는 동물, 그건



똥 잘 누는 놈일 뿐

다리 꺾고 앉아 지난 일 되새김하는 놈들 보면

버럭 화가 나서 낙타야 가자!



네 푸른 안구에 비친 대추야자나무 숲이

물구나무 선 곡두의

허상이든 말든

로또 복권 쏟아져 세상이 비에 젖든 말든

낙타야, 길 떠나자

길에서 네 육봉은 사철 푸른 구릉

양떼들의 풀밭이 그 위에 있지



회오리바람에 눈알 쓰려도

모래 위로 길을 내며 걷고 또 걸어야지

―낙타야 가자!


- 김영찬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황금알

 



 

낙타, 하면 사막이 떠오른다. 무거운 등짐과 터벅터벅 걷는 고단한 발소리 전해진다. 낙타의 삶은 사막 위에서 빛난다. 걷고 또 걸어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은 인간의 삶에 다름 아니다. 날이 새면 일터로 가자. 공부하러 가자. 연습하러 가자. 묵묵히 나아가는 삶이야말로 가장 미더운 미래다. 양떼들의 한가로운 풀밭은 고단한 혹 위에서나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만나는 별은 고단함으로 인해 더욱 빛난다. 기쁨이라는 당신, 당신이라는 위안이 어디쯤에서 기다릴 테니, 낙타야 가자!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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