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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숙



곁이 비었다

그가 집을 나간 그때부터 내 곁의 침대를 껐다

곁이 차갑다

시원섭섭하다던,

내 몸에서 갈수록 온기가 빠져나가나 보다

텅 빈 곁에 다가가다

맘을 허방에 떨어뜨린다

무엇으로 채울까 저 헛헛한 곁을

연신 두리번거린다

내가 아니다 곁이 중심이다

창 너머로 바람 분다

바람 곁에 목련이 흔들린다

목련 곁에 희게 빛 쏟아진다

눈부신 곁, 나비떼 날아든다

날개의 곁 그대, 노르스름한 봄이다



별리別離도 훈훈하여라!


- 이민숙시집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애지’

 



 

곁이라는 것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시인의 곁은 얼마나 깊은 허방으로 가득했을까. 그가 곁이고 곁이 그였을 때 곁이 떠나고 곁의 침대를 껐을 때 어쩌면 이 生이 함께 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창 너머로 바람이 불고 꽃이 피자 곁이 눈부시다는 걸 알게 된다. 곁이 중심이며 훈훈할 수도 있다는.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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