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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낚시터에서

낚시터에서

                              /박라연



나는 회색 붕어다

허기진 두 눈은 별처럼 빛나

배고픈 내 불빛을 피해

더욱 어수룩한 붕어를 찾아나서는

어둠 속의 낚시꾼들

붙들리고 싶다

내 몸 어딘가에 머리카락만 스쳐도

강물 속의 生

반납하고 싶다

하필

내 근심을 꿰어

그대 입술을 탐했을까

외면해다오 다정히

일러준 전화번호 숫자를

낚시 코에 꿰어서

흘려보낸다

잘가라

 



 

붕어를 통해 가슴앓이가 전위되는 시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될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말은 밖으로 내어놓다 보면 주워 담을 수 없고 나의 것이 아니다. 목마른 갈증의 시대가 있었다. 가난이 그랬고 문학이란 인생의 사치가 그랬다. 정신없이 직장에서 문학과 연계하는 일들이 힘들었다. 왜 시를 쓰냐고 하지만 오랫동안 삶과 타협하면서 시를 잊어버리고 살았다. 외도한 기분은 맑은 그림들은 아니었으나 누구를 탓할 일은 아니다. 삶을 온전히 들어내어야 하는 이 길과 시샘과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말하는 사람처럼 이 길은 참 고단하다. 시인이 물속에서의 목마름을 어느 정도 알 것만 같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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