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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최병숙

가슴속에서 형체도 없이

중얼거리고 있는 너는 누구니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너는



마음이 호수처럼

나지막하게 가라앉을 때

더 크게 들리는 맑은 목소리



보이지 않는 너를 만나고 싶다

늙지도 않는

영원히 평행선이 될 수 없는 우리가

나이에 맞게 늙어갈 수 있도록

내 안의 너에게 악수하고 싶다



언제나 어두운 동굴 속

석순처럼 자라고 있는

내 안의 보이지 않는

푸른 목소리

 

 

 

어느 날 우리는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오글오글 눈자위에 주름이 잡힌 갑자기 늙어버린 얼굴! 벌판에 홀로 선 듯 고독한 얼굴! 저 낯선 모습은 누구일까? 순간 누군가에게 배반감이 느껴지며 한동안 말을 잊고 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하였을 것이다.화자도 어느 날 갑자기 나이가 들었음을 인식하고 자아를 찾아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어두운 동굴 속 석순처럼 자라고 있는 또 다른 나를 향해 악수를 청한다. 늙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시인의 성숙함이 돋보이는 구절이다. 필자는 아직도 어리석다. 저물녘, 빛나던 광휘(光輝)가 사라진 다소곳한 붉은 해는 바라볼수록 슬프니….

/송소영 시인·수원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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