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 사옥에 있는 삼성전자 주요 지원부서가 수원으로 옮길 것이라는 언론보도다. 삼성그룹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서초사옥에서 경영 총괄을 담당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업무를 수원사업장으로 옮겨 실질적인 본사 역할을 수원으로 옮길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부문에서만 본사 역할만 하던 수원본사(수원사업장)가 실질적인 총괄 본사 역할을 담당하면서 삼성전자의 헤드쿼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같은 수원사업장 강화는 현장 중시 경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수원시와 시민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울산이 ‘현대市’라고 하면 수원은 ‘삼성市’나 다름 없을 정도였다. 삼성전자 수원공장은 지난 1969년 지역 국회의원과 유지들의 노력으로 유치했다. 1963년 12월 경기도청의 수원 이전과, 1968년 12월 21일에는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중 서울~수원 구간이 개통됐다. 이를 계기로 매탄동 허허벌판에서 1970년 11월 4일 착공한 삼성전자는 명실공히 삼성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당시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45년이 지난 지금은 글로벌 1위의 기업이 됐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뿌리는 수원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당연히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음은 물론이고, 수원이 급속도로 도시화하는 데 일조를 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 삼성전자가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부지를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해 가전은 광주광역시로, 모바일 IT 등 다른 사업부문도 천안과 평택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수원 경제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재는 디지털시티로서 연구인력이 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최소 2천명에 이르는 본사 인력과 기획, 홍보, 법무, IT서비스 등의 인력이 대거 수원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 측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 했지만 삼성전자의 뿌리가 수원이라는 것에는 누구나 인식을 같이하는 분위기다. 수원이 삼성전자의 둥지이자, 맏형 역할을 담당하며 기흥·화성 반도체 공장, 탕정 평택 등의 사업장을 총 지휘할 여건을 갖출 기회가 되는 것이다. 수원시도 삼성전자 본사 기능의 수원 이전을 위해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수원시의 지원과 관심도에 따라 수원으로의 인력 재배치 인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데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