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노점 중 곳 8곳 문 닫아
4월 첫 주말 밤 10시 ‘썰렁’
점포·노점 상인 모두 불만
“노점들이 거리 분위기 해쳐”
“손님이 없어 장사할 맛 안나”
나혜석 거리에서 치킨을 주 메뉴로 호프집을 운영하던 상인 A씨는 올해 메뉴를 전면 교체했다. 메뉴에 맞게 점포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리모델링해야했다.
‘2차’ 손님을 타깃으로 해왔다는 A씨는 “1차를 하고 나온 손님들이 노점에서 꼬치라도 하나씩 먹고 나면 주문이 줄까 걱정돼 고심 끝에 1차 손님에 맞는 메뉴로 바꿀수 밖에 없었다”며 ‘노점상 이전’에 따른 고육지책이었음을 하소연했다.
올해부터 나혜석거리에서 노점 장사를 시작한 B씨 역시 한숨으로 말문을 열었다.
“식당이 많다보니 배부르게 먹고 나온 손님들이 좀처럼 노점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B씨는 “그나마 주 수입원이던 술도 팔지 못해 장사가 되질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1월부터 고정형 노점 설치·운영에 들어간 나혜석거리의 점포 상인과 노점 상인 양쪽에서 모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점포상인들은 문을 열지 않는 노점들이 거리의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노점 상인들은 이전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아 장사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
실제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더해 봄바람을 탄 4월의 첫 주말이 시작된 1일 한창 손님들로 붐비여야 할 밤 10시쯤 나혜석거리에 설치된 22개 고정형 노점 중 6곳은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연이어 두개 노점이 문을 닫아 삭막함까지 느끼게 했고, 마주보고 있는 점포의 야외 데크도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상인 A씨는 “당초 ‘노점이전 계획’은 생계형 노점 상인들을 위한다는 취지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지난 1, 2월은 추위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까지도 문을 열지 않는 노점 주인은 정말 생계를 위해 노점을 운영하는 사람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을 연 10여개의 노점도 음식들이 좀처럼 팔려 나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거리 중심부에는 그나마 손님들의 발길이 미쳤지만 양 끝쪽 노점은 휑하다 못해 적막감까지 흘렀다.
노점이전 합의 과정에서 구가 나혜석거리 점포에 야외데크 설치를 허용한 것이 노점 수익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평소에도 친구들과 나혜석거리를 자주 찾는다는 시민 남모(32)씨는 “수원의 대표적인 명소가 썰렁함 속에 분위기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면서 “지금 모습은 점포와 노점이 함께 공멸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무언가 상생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