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 소형항공기가 뜬다. 교통여건이 상대적으로 불편했던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주민들의 숙원이다. 인천시가 최근 밝힌 교통망 개선 프로젝트에 의하면 서해 5도를 포함해 대중교통 취약 도시지역을 1시간 안에 갈 수 있도록 하고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 꿈이 실현된다면 인천 여객선터미널에서 4시간이나 걸리던 백령도가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사업비 770억원을 투입해 백령면 진촌리 솔개간척지에 폭 30m의 활주로를 개설하고 계류장과 여객터미널을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미 백령도에 민간이 운영하는 소형 여객기를 이착륙할 수 있게 하는 ‘미니 공항’의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계획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연구 공청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방안과 동시에,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 추진 등을 함께 논의했었다. 뱃길뿐이었던 백령도에 본격적으로 하늘길이 열리게 된다면 백령도 주민들과 지역사회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국토교통부가 오는 6월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어서 한층 귀추가 주목되지만 인천시도 앞장서 이 계획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타당성의 용역결과가 나와야 하며 막대한 예산확보도 큰 과제다. 여기에다 서해 5도 전체가 접경 지역에 위치해 군 당국과의 협의도 해결해야 하는 등 숱한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군당국이 이같은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동안 소외됐고, 한반도 안보의 상징적인 이 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감내해왔던 갖가지 고통을 생각한다면 긍정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발을 동동 구르며 군용 헬기를 이용해 육지로 이동해야 했던 이들이다.
NLL 접경지역에 민간 항공기가 뜬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국방부가 ‘비행금지구역’ 지정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는 군용 공항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으로서 50인승 정도의 소형항공기다. 공항건설이 성사된다면 인근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의 이용이 증가돼 지역발전이 앞당겨진다. 특히 서해 최북단의 안보역량을 강화하고,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는 중국어선들의 효율적인 감시와 단속을 위해서라도 백령도 공항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