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등 주요 채솟값이 추석이 지났는데도 떨어질 줄 모르고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김장철을 앞둔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추석 이후 출하물량 증가 등으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던 주요 채솟값이 생육부진 등으로 출하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1년 전 대비 2배 이상의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는 7천643원으로, 지난해 동월(2천681원) 대비 2.85배 올랐다. 불과 한 달 전 가격(5천904원)과 비교해도 1천900원 높은 가격대다.
높은 배추가격으로 대체수요가 늘어난 얼갈이배추와 양배추 소매가격도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얼갈이배추(1㎏)와 양배추(1포기)는 3천32원, 3천979원으로 1년 전(1천975원, 3천211원) 보다 각각 53.5%, 23.9% 상승했다. 무 가격도 개당 전년(1천514원)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2천962원을 기록했다.
풋고추(100g) 소매가격 역시 지난 23일 1천734원으로, 한달 전 1천217원 대비 42.5%, 전년 831원에 비해 2.1배 올랐다.
추석명절 직전인 지난 13일 1만9천207원까지 치솟았던 시금치(1㎏)는 지난 23일 7천254원으로 절반 넘게 떨어졌지만, 1년 전 6천340원 대비 14.4%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이처럼 김장 주 재료인 채소 가격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차라리 저렴한 포장김치를 사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전국 매장의 포장김치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14.5% 늘었다.
대형마트를 찾은 최모(32·여)씨는 “올해 배추 등 주요 채솟값이 기존보다 50% 넘게 비싸게 판매되다 보니, 김장을 할 염두도 못 낼 지경”이라며 “김치를 담아먹는 양도 해마다 줄고 있는 상황에서 10㎏당 6만원 안팎인 포장김치를 사먹는 게 더욱 실속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aT 관계자는 “폭염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배추 등 가격이 크게 오른 채소류에 대해 비축물량을 풀기도 했지만, 추석 연휴부터 강원 등 주요 생산지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출하가 줄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달부터 가을배추 등의 본격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