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규제 지역인 동탄2신도시의 경우 수서고속철도(SRT) 개발 호재도 먹히지 않네요. 분양권은 물론 급매물 거래·문의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화성 동탄2신도시 A공인중개업체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후 분양권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주요 신도시 분양권 시장이 말 그대로 ‘겨울 날씨’와 같이 얼어붙었다.
화성 동탄2신도시는 지난 9일 SRT가 개통되며 분양권 문의가 살아날 것을 기대했지만,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한자리 숫자를 기록하는 등 현지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수도권 대표 신도시인 위례신도시는 대책 발표 후 일부 중대형 주택형 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지는 등 분양권 웃돈이 수천만원씩 하락했지만, 여전히 거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성남 수정구 W공인 대표는 “호가가 대책 발표 전보다 평균 10% 이상 떨어졌지만 매수 대기자들은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특히 12월 들어 하루종일 사무실에 나와 있어도 문의전화 한 통 없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도 중소형 주택형의 분양권 호가가 평균 1천만∼2천만원 하락했지만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분양권 소유자들이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례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안 되다 보니 입주할 사람도, 팔고 나갈 사람도 모두 낭패를 보고 있다”며 “현재 입주 단지에서 분양권을 내놓은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잔금 마련을 위해)전월세로 돌려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기준 금리가 오르고 국정 혼란이 계속되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급매물이 쏟아지고, 전셋값이 급락하는 등 ‘입주대란’과 ‘역전세난’이 곳곳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주택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통령 탄핵 등 정국마저 어수선해지면서 내년 초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시장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정부차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