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한 정미소에서 40대 지적장애인이 오랜 기간 노동착취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평택의 한 면사무소가 “정미소를 운영하는 A(78·여)씨와 아들 B(53)씨가 지적장애인을 직원처럼 두면서 임금을 제때 주지 않고 있다”며 수사 의뢰를 했다.
지적장애인 2급인 박모(41)씨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18살에 독립해 해당 정미소에서 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신체적 학대 여부에 대한 진술을 꺼려 그의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를 앓으면서도 지자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고 있던 박씨는 주민 도움으로 3개월 전부터 장애연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 부모님 통장에서 정미소 측이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3천만원이 발견됐는데, 명절 같은 날에 A씨 등이 찾아와 줬다는 진술이 있어 돈의 출처를 확인중”이라며 “A씨 등을 상대로 관련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박씨 부모는 정미소 측으로부터 아들에게 숙식과 임금을 제공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을 맡겼고, 이후 임금체불 등 아들이 겪는 자세한 상황은 모르는 눈치였다”며 “박씨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건강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