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에 야외로 나가봤자 짜증만 더 나죠. 차라리 에어컨 빵빵한 집이나 백화점, 쇼핑몰이 더 좋아요.”
18개월된 여야를 둔 김모(37·여·수원)씨는 6일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더운 날씨에 ‘어딜 가냐’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 쇼핑몰, 백화점 등에서 주말을 보내거나 피서지로 활용하는 이른바 ‘몰캉스’(쇼핑몰+바캉스), ‘백캉스’(백화점+바캉스)족이 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지난달 하루 평균 방문객은 6만8천명으로, 올 들어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어린이날 등으로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찾는 5월의 하루 평균 6만5천명을 넘는 수치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방문객도 7월 392만명으로 6월(330만명)보다 18.8% 급증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12만6천명이 롯데월드타워몰을 찾았고, 주말에는 평균 16만7천명까지 방문객이 늘었다.
두 곳 모두 쇼핑시설과 맛집, 영화관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두루 갖춘 복합쇼핑몰이다.
대형마트에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더위를 피해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11일부터 31일까지 이마트의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매출 비중은 27.9%로 상반기 평균 24.3%보다 3.6%p 상승했다.
또 지난달 10~23일 2주간의 이마트의 주말 방문객 수와 주말 매출 비중은 상반기 평균보다 각각 1.7%p, 2.6%p 높았다.
1살 넘은 딸과 수원 롯데몰을 찾은 김 씨는 “너무 더워 실외활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이곳으로 왔다”며 “같은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도 가끔 쇼핑몰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다가 더위가 가시는 저녁쯤에 헤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에 열대야를 피해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이 많아짐에 따라 맥주와 청량음료, 가벼운 스낵과 안주류 등 야식 관련 행사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날씨에 맞게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