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인상에 불만을 품은 기업임원이 수천억 원을 들여 개발한 회사의 첨단기술자료를 해외로 빼돌려 특혜를 받아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사 전 상무 김모(50)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와 함께 대만의 LED 업체인 B사와 B사의 대표이사를 김 씨 등과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 10월부터 A LED회사에서 상무로 근무하다가 2016년 6월 퇴사해 한 달 뒤 대만에 있는 B사로 이직하면서 A사가 개발한 자동차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실내등 등에 쓰이는 LED 소자 제조 기술을 USB로 빼돌려 B사에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는 업무자료를 복사나 출력할 수 없도록 보안장치를 해뒀지만 김씨는 화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수법으로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그는 같은 해 4월 A사와의 연봉협상에서 기존 연봉보다 높은 1억6천만 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불만을 품고 퇴사를 결심한뒤 새직장을 찾던중 헤드헌테로 부터 B사를 소개받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B사 이직조건으로 부사장 직책과 연봉 1억8천 만원, 매달 일주일 휴가 및 대만-한국 왕복항공권, 주거비 지원 등을 지난 5월 검거되기 전까지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A사에서 근무당시 부하직원이던 연구원 손모(47)씨와 안모(44)씨에게 자신이 빼돌린 기술과 연관된 A사 기밀자료를 훔쳐오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자료제공 대가로 A사의 연봉의 2배인 연봉 1억원에 계약하고 2016년 10월 B사로 이직했다.

연구원들은 A사가 김 씨를 상대로 법원에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 이직을 숨기고자 가명과 가짜명함을 사용했고 경찰 수사후에도 B사 소속이 아니라고 잡아뗀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은 A사가 7년간 5천60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것이다.

A사는 자동차용 LED를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양산하고 1만2천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LED 전문업체이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이런 범죄에 대해서는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해 대응하고 연관된 해외 기업에 대해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수출입 규제, 회사 관계자 입국 금지조치 등의 규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철기자 hc1004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