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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풀의 망각

 

 

 

풀의 망각

/박우담

잡초는 없다.

보리도 콩밭에 가면 잡초고
콩도 보리밭에 가면 잡초가 된다.

누가 뾰족한 손톱으로 목을 조르는가
전정가위로 날숨마저
아니면, 초록마저

눈을 맞춰봐라 이따금
나도 누구의 망막에는 무엇으로 보일까.
파릇한 싹이 있으면 틈새 어딘가에는
풀의 망각이 있을까.

 

 

 

 

 

 

 

 

 

부지불식간에 내 속에 침입한 불안이 나의 목을 졸라올 때가 있다. 나와 너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불안이, 너의 눈에 나는 무엇으로 보이는가에 대한 불안이, 더욱이 ‘너’가 하나나 둘을 넘어 다수가 되었을 때 생겨나는 불안이 나의 존재감을 흔들 때가 있다. 나는 누구에게 내 본래의 모습대로 대접받아보았는가. 단체 회원들에게, 직장 동료들에게, 하물며 가족들에게까지도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아 주었는가. 그래서 주눅 들 때가 없지는 않았는가. 보리나 콩은 본래 잡초가 아니다. 하물며 사람이 잡초로 보여서야 되겠는가. 망각하지 말자. 나는 잡초일 리가 없고, 너 또한 잡초일 리가 없다. /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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