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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포인트 - 메기 낚시

 

 

 

포인트 - 메기 낚시

                          /전윤호



약간 여울져 흐르는 곳

허리보다 깊어도

물살이 돌아도 안 돼



한여름의 햇볕이 뭉쳐 있는

깨끗한 자갈이 깔린 곳

강 가운데나 건너편

큰 바위가 앉은 곳



조용한 상류를 찾아가

발소리도 안 되고

불빛도 안 돼



강의 문지방 살짝이라도 건들면

그날 밤 낚시는 끝이야



관음보살을 친견하려는 고승처럼

메기를 잡으려면

메기를 존중해라

- 전윤호 시집 ‘천사들의 나라’

 

 

무엇인가 잡아야 할 때 그냥 잡을 수 있는 것이란 별로 없다. 하물며 약한 물결의 흔들림에도 재빠른 반응을 보이는 물고기를 낚는 일이란 쉽지 않다. 그것은 장소와 미끼와 낚는 방법을 물색하고 파악하며 진득이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일이다. 이렇듯 우리가 메기 한 마리를 잡는 것에도 정확히 인지해야 할 핵심이 있다. 물살이 허리보다 깊어도 안 되고 돌아도 안 되고, 약간 여울져 흐르는 곳이어야 하며 한여름 햇볕이 뭉쳐 있는 깨끗한 자갈이 깔린 곳이어야 한다. 앉는 곳 또한 강 가운데나 건너편 큰 바위가 있는 곳이어야 하며 조용한 상류를 찾아가는, 발소리도 안 되고 불빛도 안 되는 이러한 조건, 그리하여 ‘관음보살을 친견하려는 고승처럼 메기를 잡으려면 메기를 존중해라’ 하는 이 시의 마지막 문장은 법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씩 되새김질해야 할 처세술이다./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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