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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인은주

애견도 애인도
적당히 옆에 두고

더 서글픈 친구도
하나쯤 옆에 두고

그들은
모른 척하며
제 발등을 찍고 있다

- 인은주 시집 ‘미안한 연애’

 

 

 

 

시간이 지날수록 ‘적당히’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적당히’가 아니면 곤혹스런 일을 적지 않게 당하기 때문이다. 오해와 왜곡에 의한 상처를 생각해보면, 타자를 내 안에 들이려 하거나 내가 타자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는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이젠 사랑에도 지쳐서 애견은 물론 애인까지도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 거리감에서 오는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나보다 더 서글픈 친구도 하나쯤 옆에 두고 ‘적당히’ 살게 되었다. 애인이나 친구가 더 가까워지려 하거나 더 멀어지려 하면, 모른 척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불편을 먼저 계산하는 것이 제 삶의 발등을 찍는 것인 줄은 모른 채, 서글프게도, 온몸과 온 마음을 다하는 관계의 짜릿함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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