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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문화칼럼]노년은 그렇게 온다

 

 

 

노년은 사전적으로 정상적인 인간의 일생에서 마지막 단계이다. 과거에는 60세 이상이면 노인이었으나 현재는 65세 이상이 노인으로 분류된다.

노인이 되려고 희망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짧은 인생길에서 하염없이 불쑥 찾아오는 게 노인이라는 두 글자이다. 노인은 편히 쉬라고 공경 받으라고 만들어진 말일 텐데 전혀 그렇지 못하니 이러 부조리가 어디 있을까?

노인이 되었다고 편하게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는 부모는 과연 몇이나 될까? 요즘 어르신들에 대한 여러 복지 혜택이 늘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구직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노인과 생활 형편으로도 아직은 일해야 할 노인이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노년이 되면 돈이 더 필요하다. 혼사를 앞둔 자식들이 있을 수밖에 없고 돈 필요한 일은 사방에 산적해있다. 품위 유지비가 아니라 꼭 필요한 생활비용이 절대 필요한데 의료비 등 돌발비용까지 손수 마련해야 하는 처지이다.

이런 비용은 용돈으로 처리될 비용은 절대 아니다. 젊어서 비축해놓은 노후자금을 마려한 노인이 얼마나 될까? 내 주변을 둘러보면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모두인 사람들 뿐이다. 그들은 연금 생활자인데 연금이 생활비가 안된다며 한숨들이다.

나는 1955년생으로 어느덧 노인 나이이다. 그러나 나는 물론이고 친구들은 모두 노인임을 부정한다. 그만큼 신체 나이와 사회적 평가는 다르다. 40년 전 대학의 노교수님들을 회상해보면 지금의 나이 대하고는 확실히 달랐다. 이제 건강 상 나이는 사회적 노인 기준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것을 인정하고 않고 있다. 일할 수 있는 나이이건만 조직생활은 엄두도 못 내고 허드레 일자리만이 존재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노랫말도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것을 인정치 않는다. 내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나는 IT기술인 홀로그램 콘텐츠 기획자로 대학교수로 연구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이소룡기념관’이란 홀로그램 기념관을 기획했었다. 어렵사리 중국과 연결이 되어 성사 일보 직전까지 갔었지만 사드에 발목이 잡히어 결국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모 진흥원에서 태권도원에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고 1년 단기 계약자를 구한다고 하여 응모하였다. 지원자는 나 혼자였고 나는 이미 유경험자로 결격 사유가 없는 충분한 자격자였다.

그러나 결과는 소식 없음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그곳의 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것일까 하는 의문뿐이다.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나이에 대한 편견의 실례이다. 내 개인적인 사항일 수 있지만 하루 2시간 이상의 운동으로 내 건강상태는 40대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그런 것을 인정치 않고 나이라는 숫자를 잣대로 들이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나이 편견을 실감하는 일은 이것뿐이 아닐 것이다.

이러니 사회가 정한 기준인 노인에 접어들었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노인을 위한 시설인 경로당, 노인정, 노인대학 등은 생각할 수도 없는 곳이며 65세의 노인은 설 자리가 아니다. 종묘나 탑골공원을 찾을 수도 없다. 이게 오늘날 대한민국 초보(?) 노인의 현주소이다. 이런 걸 알고는 있었지만 대비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노년은 그렇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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