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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태안3지구서 대규모 고려시대 집터 발견

융건릉 인근 저류지 한옥마을 건립 예정지서 발굴

"경기남부권서 고려시대 유적 발견은 매우 드는 일"

화성시에서 대규모 고려시대 집터가 발굴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경기남부권에서 그동안 발견된 고려시대 유적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 집터 발굴은 고려시대 중부지역 거주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집터가 발견된 곳은 화성시 융건릉과 용주사 사이 태안3지구 공사 현장으로, LH공사측이 이곳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지표조사 등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곳은 LH공사측이 문화재청을 통해 9월말까지 발굴조사를 진행중에 있다.

 

19일 화성시, LH공사 등에 따르면 LH는 1998년 태안3지구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면서 개발사업을 추진, 2016년 8월 저류지 인근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이곳에서 만년재 등 문화재가 발견되면서 문화재청을 통해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고려시대 집단 거주지로 추정되는 집터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려시대 문화유산이 개성을 중심으로 집중돼 있다보니 연천 등에서는 일부 유적이 발견됐지만, 한강 이남 지역에 고려시대 문화유산은 거의 없다.

 

발굴현장은 현재 폭우 등으로 인한 유실을 우려해 천막으로 덮은 상태지만, 적어도 12채 이상 집터가 발굴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을 답사한 한신대 이남규 교수는 “세세하게 유적지를 보지는 못했지만 얼핏 살펴봐도 고려시대 주거지가 대부분 온전한 행태로 발굴됐다”며 “자세한 것은 현장보고회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고려시대 경기남부권 주거형태 등을 알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고려시대 유적이 온전하게 남은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정조가 융건릉을 조성하고, 비호사찰로 용주사를 중창하면서 그 사이에 위치했던 저류지 인근 가옥을 집단 이주 시키는 과정에서 고려시대 집터가 온전히 남았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한신대 김준혁 교수는 “화성 태안지역은 과거부터 경기 남부권에서도 큰 마을이 형성된 곳으로, 정조대왕이 융건릉을 조성하면서 주민들의 이주가 자연스럽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물을 자세히 공개해야 알겠지만, 고려시대 집터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 경기남부에서는 거의 전무한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유물 공개와 관련해 화성시 관계자는 “LH와 문화재청에서 결정할 일로, 시에서 이에 대한 자료나 내용은 없다”고 말했고, LH 관계자는 “9월말까지 발굴이 예정돼 있어 이후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현장보고회를 열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전에 자료제공은 어렵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순철·안직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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