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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 '폴딩박스' 현장판매 첫날, 개점과 동시에 '품절'

 

사전예약 당시 어플리케이션 오류까지 일으키며 품절 사태를 빚었던 던킨도너츠 ‘폴딩박스’ 현장판매 첫날, 오프라인에서도 새벽 줄서기가 벌어졌다.


31일 오전 8시 정각,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위치한 한 던킨도너츠 매장은 고객으로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의아해하며 가게 문을 열자 폴딩박스는 이미 전부 판매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해당 지점의 개점 시간은 오전 8시다.


매장 점주는 “사전예약 물량을 제외하고 총 26개가 들어왔는데, 새벽 5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 이미 다 소진됐다”며 “준비할 것도 많고 기다린다기에 부랴부랴 일찍 나왔다”고 설명했다.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인계동에 위치한 던킨도너츠 매장에 문의하자, 7시 15분에 이미 현장판매 물량이 다 소진됐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문을 여는 한 대형마트 앞에도 개점 전부터 20여 명의 시민들이 줄을 섰다. 마트 내에 입점한 던킨도너츠 지점에서 폴딩박스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1시간 30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A씨는 “한정판매에, 기획상품이다 보니 구매하고 싶어서 찾아왔다”며 “다른 지점에 가 봤더니 이미 품절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민 B(40)씨는 “적당히 물건을 수납할 만한 박스가 필요했는데 온라인에서 폴딩박스를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매하러 왔다”면서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웃돈을 얹어가며 중고 거래를 하는 ‘리셀(re-sell)’ 열풍도 만만치 않았다.  판매를 시작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이날 판매된 던킨도너츠 노르디스크 폴딩박스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50여개 가량 게재됐다.


가격대는 도너츠 포함 가격이었던 1만8천900원의 2배에 달하는 4만원대였다. 스타벅스 레디백, 할리스 폴딩카트와 교환하고 싶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새벽부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폴딩박스 구매에 성공했다는 인증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할리스 폴디카트, 할리스 ‘멀티 폴딩 카트’, 투썸플레이스 '피크닉 테이블 세트' 등 한정 굿즈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롯데리아에서도 펩시와 함께 폴딩박스를 판매를 시작했다.


이러한 한정 굿즈 판매를 두고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성공적인 마케팅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재기와 되팔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 C(28)씨는 "스타벅스 때도 그렇고 기업들이 굿즈 가치를 올리기 위해 물량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않아 소비자들만 허탕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빚었던 스타벅스의 여름 사은품 '레디백'의 경우 높은 인기로 사은품 수령 조건을 채웠지만 받지 못한 고객이 많았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스타벅스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래 사은품은 제시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가질 수 있는 게 사은품인데, 물량을 적게 마련해 줄을 서게 만들거나 가질 수 없게 하는 것은 공정한 거래는 아니다"라며 "한정 판매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지만, 거래 방식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며 지나친 한정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종속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지혜 소비트렌드센터 분석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리셀로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고 해서 이를 규제할 수는 없다"며 "누구나, 어디서나 좋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만큼 한정적으로 구매 가능한 기회를 중요하게 여기고 희소가치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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