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수험생이 다시 전국으로 흩어지면 코로나위험은 더 높아지는거 아닌가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위험군시설에 대한 영업 중단 명령을 내리자 기숙학원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수능 100일을 코앞에 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37개 기숙학원 중 22개 대형 기숙학원이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이는 지난 1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일시적으로 3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학원을 고위험군인 대형학원으로 분류해 운영 중단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중수본은 이달 30일까지 행정명령을 이행하도록 조치했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수능 100일을 앞두고 전국에서 모인 수험생들이 기숙학원 밖으로 내몰리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상황에 처하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숙학원 휴원 권고’를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을 올려 20일 오후 3시 기준 8600명의 동의를 받았다.

광주시 초월읍 강남청솔기숙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경우에 코로나 감염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생 4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청솔기숙학원도 대형학원에 속해 현재 휴원에 돌입해 21일부로 이곳에 있던 모든 학생을 집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그간 발열체크, 코로나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학생들의 학업에만 몰두해 기숙학원을 운영해 왔지만, 이번 영업 중단 명령으로 인해 학생들이 외부에서 코로나에 걸릴까봐 가장 큰 걱정이라는 것이 이 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에 영업중단 명령을 받은 대형 기숙학원들은 귀가 조치된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강남청솔기숙학원 관계자는 “지금 학원으로 몇 백통씩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사실 기숙학원은 위험이 없는 상태라 오히려 학원 외부로 나가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며 “수능은 학생들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시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이 부분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숙학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 A씨는 “통학학원과 달리 외부와 통제돼 있는 기숙학원은 학부모 입장에서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초기에도, 5월 재확산때도 기숙학원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사례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 평생교육복지과 박현정 주무관은 “경기도 내 기숙학원에서는 아직 코로나 감염 사례가 없지만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라 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단독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며 “일단 이달 30일까지 영업중단을 이행해달라는 명령이 기숙학원에 전달됐고, 중수본 발표에 따라 이후 다시 안내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