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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산책] 작명으로 보는 미디어변천사

 

일제강점기 영향으로 여자들 이름이 ‘자’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6~70년대 ‘희’와 ‘숙’ ‘경’을 거쳐 80년대 이후에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이름이 만들어졌다. 16세기 필사신문을 의미하는 가제트에서 시작된 신문의 이름은 연단을 뜻하는 트리뷴, 우편물을 뜻하는 포스트, 전령을 의미하는 헤럴드, 타임즈 등이 붙었다. 워싱턴포스트,시카고트리뷴 등 뉴스의 수집과 유통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 앞에 지역명을 붙여다. 인터넷 시대로 들어선 지금 프레시안은 기본이고 뉴스토마토, 쿠키뉴스 등이 등장했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미국은 NBC, ABC, CBS의 3대 방송국의 아성을 뚫고 1986년 폭스가 진입하였다. 방송사명 앞에 ‘National’이나 ‘American’등의 묵직한 접두사가 사라진 첫 사례다. 한국은 3대 방송사를 중심으로 변화가 없다. 부산민방 PBS가 KNN(Korea New Network)으로 바뀐 정도가 작은 변화라고나 할까.

 

위성방송은 지상파와는 달리 수신형태가 미디어명에 표기되었다. 미국의 다이렉TV, 디시네트워크, 일본의 스카이퍼펙TV, 한국의 스카이라이프 등이다. 케이블TV와 IPTV 멀티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채널 이름은 감성폭발의 시대가 열렸다. 버라이어티 채널 NQQ, 드라마예능채널 위라이크, 1인 크리에이터 컨텐츠로 편성을 하는 다이아TV ,여성채널 올리브 등 초기 채널 작명의 시각으로 보면 파격이 넘친다.

 

OTT는 아예 미디어 느낌이 없다. 넷플릭스는 인터넷의 Net 와 영화의 Flick가 결합된 이름이다. 국내를 봐도 옥수수, 푹, 시즌, 옥수수와 푹의 결합인 웨이브 등 그냥 이름만 들어서는 과자인지 담배인지 알 수 없다. 과거의 미디어명은 권위적이고 묵직한데 비해 요즘의 미디어명은 입에 착착 감기는 브랜드화 되고 있다.

 

소수의 미디어가 다수의 구독자와 시청자를 대상으로 독과점 서비스를 할 때에는 미디어 앞에 구독자를, 시청자를 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미디어 선택폭의 증가는 미디어 접촉의 다양성과 이용자의 능동적 선택을 만들었다.

 

음식점 양도 시 평가리뷰와 별점이 권리금에 반영되는 시대이다. 배달 시대에는 인테리어보다 고객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고객이 돈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도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추고 다가가야 한다. 미디어의 권력 행사는 과거의 유산이다. 국민의, 시청자의 수준이 높아졌다. 계도하고 계몽할 대상이 아니다.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라는 미디어 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다.

 

이미 커뮤니케이션의 축이 받아들이는 수용자(audience)에서 소비하는 이용자로, 노출(exposure)이 아니라 이용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론수용자조사를 보면 신문의 이용율은 2000년 81.4%에서 2019년 12.3%로 떨어졌다. 오죽하면 TV도 같은 기간 98.7%에서 91.7%로 떨어졌을까. 이미 신문은 포탈을 통하지 않고서는 독자에게 다가설 기회조차 없다는 말이다.

 

독자가 내 마음대로 취사선택해 기사를 보는 시대다. 시대의 변화가 미디어명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렇다고 오래된 전통적인 힘있던 미디어가 굳이 잘 알려진 이름을 바꿀 이유는 없다. 그 말이 미디어 안에 담겨지는 상품마저 바꿀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저널리즘과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한번 흔들어보자. 이 시대 미디어의 생존법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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