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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새로운 관점으로 봐야 할 한반도 문제

  • 이성원
  • 등록 2020.08.29 11:19:14
  • 인천 1면

 

코로나19사태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공포는 물론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축 등 우리들의 물질적 정신적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시사하듯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다른 관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보는 종교계와 사회지도자들의 성찰의 의견을 들으며 나름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기주의와 물질만능, 지나친 소비향락 문화에 대한 반성, 타인에 대한 배려 나아가 공동체의 삶을 더욱 귀중히 여겨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매우 공감한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요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에도 이런 관점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생각된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할 때마다 UN은 대북제재를 실행했다. 또한 미사일 성능실험 때도 제재를 추가했다. 미국과 일본은 독자적 제재를 실행하여 북한의 핵미사일개발 저지를 위해 고심에 고심을 더해왔다. 결과는 우리가 희망했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포기가 아니라 핵무기와 ICBM을 보유, 미국본토를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을 내려놓게 만든다면 이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 분명하다. 그런데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볼 것인가. 첫째는 제재가 만능이란 생각을 고쳐야 한다. 제재는 하나의 수단일 뿐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할 때 회초리와 사탕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진리가 여기에도 해당된다고 본다.

 

둘째는 관점의 본질적 전환이라고 할, 문제의 핵심이 북한만이 아니라 미국과 우리에게도 많은 부분 책임이 있다는 냉정한 판단과 인정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80년대 말 북한 핵문제가 대두된 후 지금까지의 핵역사를 되돌아보면 핵문제 해결의 결정적 순간에서 신뢰를 저버린 측은 오히려 미국이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1992년 북한의 조명록 대미특사가 핵포기와 북미수교를 제안했으나 미국 캔트 차관이 거절한 일이나, 1994년 북미제네바 합의 불이행 책임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약속파기를 주장하나, 실은 약속위반 책임이 미국 측에 더 있다는 사실도 불편한 진실이다. 제네바합의의 핵심인 경수로 2기 건설도 약속한 기간 40%도 안 되는 공정률을 기록했다는 점과 2002년 북한 고농축우라늄 의혹제기로 제네바합의 파기를 일방적으로 행한 미국측 행태, 2005년 6자회담 합의사항인 9·19공동성명을 다음날 BDA 문제제기로 파기한 점, 이후의 6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수차례의 미사일 실험 등도 미국측의 원인제공이 있었다는 점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악한 정권이고 핵을 보유하여 공갈협박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제원을 얻으려는 협상용이라든가 남한을 흡수통일하려는 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신앙과 같은 고정관념과 편견을 가지고는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평화롭고 안전하게 풀 수는 없다. 즉 관점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북한에게 있어 핵미사일은 체제담보와 직결된다는 사실의 인정, 제재의 수단과 함께 포용과 관용의 정신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자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갖고 북을 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개성연락소를 폭파한 행태를 비난만이 아니라 얼마나 서운하고 분했으면 저런 행동을 했을까 하는 역지사지의 생각이 필요하다. 2018년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평양시민 15만명 앞에서 남한 대통령에게 연설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북한이 핵포기보다 더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북의 화해 평화를 희구했는데 돌아온 것은 제재의 강화조치라니 북한의 심정이 어떠했을 것인가. 한미워킹그룹이 실질적으로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되어야지 대북제재 강화의 도구가 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시간이 가면 완화될 것이다. 남북이 마주 앉을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의 근본적 전환과 태도의 변화, 특히 대북문제 관련한 미국과의 정책조율에 자신감과 용기가 필요하다. 미국의 관점과 태도변화를 위한 특별한 노력도 요구될 것이다. 이 일을 담당하는 통일부, 외교부, 국정원의 합일된 팀웤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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