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그동안 모아놓은 여유자금도 바닥이 난 상태에서 금융대출도 어렵고, 사업장 현상유지도 힘들어 올해는 거래처 등에 통상적인 명절인사를 거르고 조용히 보내려 한다." 남동산단에서 조그마한 기업을 운영하는 K(61)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수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기중앙회 인천본부는 중기중앙회가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 1075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응답자의 67.6%가 자금사정 곤란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55.0%보다 12.6%p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매출감소에 명절 자금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곤란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판매부진’(86.9%)이 가장 많았고, 이어 '판매대금 회수지연’(30.1%), '인건비 상승’(23.6%) 순이었다. 특히 '코로나19가 추석자금사정 곤란에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94.1%로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자금 확보계획과 관련해 '대책없음’(42.5%), '결제연기’(38.7%), '납품대금 조기회수’(35.3%) 등 응답이 많았고, '금융기관 차입’(31.0%)도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추석 상여금 지급예정 업체는 47.3%로 지난해(55.4%)보다 8.1%p 줄었으며 정률은 평균 기본급의 49.9%, 정액의 경우 평균 58만 원 가량이었다. 평균4.7일을 쉬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곤란’이라는답변이 43.9%로 ‘원활’(9.2%)보다 34.7%p 높았으며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42.2%), ‘신규대출 기피’(34.2%), ‘부동산 담보요구’(26.1%)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중기중앙회 인천본부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내수침체, 대외여건 불확실성 증가, 투자 및 수출부진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일로”라며 “추석을 앞두고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영세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현장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