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글쓰기 '짓다'라는 전시 제목을 보고 이끌리듯 장소를 검색했다. 행궁솜씨 골목갤러리였고 전시 기간이 9일부터 14일까지로 돼 있었다.
분명 여성들이 쓴 글을 이용해 전시회를 갖는 것 같긴 한데, 이걸 어떻게 작품으로 보여줄지 궁금했다. 단순히 액자에 글을 담아 내놓진 않았을 거란 기대도 내심 생긴 터였다.
9일 오후 2시께 찾아간 골목갤러리는 무척이나 시끌벅적했다. 전시 오픈일답게 꽃다발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도 여기저기 보였다.
전시장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담하고 예쁘다'였다. 서너 평 정도나 될까 싶은 공간을 참 알뜰하게도 활용해 앙증맞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놨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꼼꼼함과 섬세한 감각이 잘 어우러진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곽기주, 김소라, 권미숙, 박성숙, 양단우, 이유나, 이은선, 임승희, 최미령, 최지연 등 여성 10명이다.
직업인, 아내, 엄마라는 다양한 이름의 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은 글쟁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 전시는 바로 따듯한 글을 쓸 수 있도록 영감을 준 사람, 사물, 시간 등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임승희 작가는 "참여 작가들은 모두 생활인으로, 글을 사랑하고 전업 작가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글을 쓰는데 그치지 않고 출간까지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나눔은 물론 어떻게 영감을 받고 어떤 글을 썼는지 공유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전시를 보는 이들에게 우리처럼 글을 쓰라고, 혹은 그밖에 일상 예술가의 삶을 살아주길 독려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