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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김경수 지사가 흔든 대선 구도

  • 신율
  • 등록 2020.11.10 06:00:00
  • 13면

 

김경수 경남 지사가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공직 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재판부의 법리적 판단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김경수 지사가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권 판세의 변화에 대해서다. 물론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지만,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김경수 지사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김경수 지사는 정통 친노이자 정통 친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2심 판결에서 무죄가 나왔더라면, 민주당 대선 판도는 요동칠 수 있었다. 친문의 입장에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정통 친문 중에서 차기 대권 후보가 나오길 바랐을 것이다. 이런 후보가 있으면 복잡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김경수 지사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인사였다. 그런데 2심까지 유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친문들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즉 이낙연 대표나 이재명 지사는 정통 친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표는 동교동계 출신으로,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에 몸을 담지 않았었기 때문에 친문의 입장에서는 정통 친문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고, 이재명 지사의 경우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보여줬듯이, 친문이 아닌 비문 혹은 반문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현재 이낙연 대표의 경우, 당내의 친문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대표가 당내의 권력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일종의 “한시적 대안”으로 생각해 지지를 보내는 것인지, 아니면 친문이 이 대표를 친문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지지를 보내는 것인지는 아직은 확실치 않다.

 

다시 말해서 “필요”에 의한 한시적, 전략적 대안으로 이낙연 대표를 친문들이 선택한 것이라면, 친문들은 얼마든지 다른 대선 후보를 고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친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2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낙연 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실제로 당내 주요 포스트에 친문들을 대대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친문에 대한 구애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낙연 대표의 의도를 친문이 받아들이면, 이낙연 대표의 대권 가도는 지금보다 더 수월해 질 것이다.

 

물론 이런 가정이 성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이낙연 대표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가정할 수 있는 경우는, 친문이 범 친문까지 범위를 확대해서 다른 대권 주자를 찾는 경우다. 이럴 경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정세균 총리다. 정세균 총리의 강점은, 그가 범 친문의 범주에 들어갈 뿐 아니라, 지역기반도 이낙연 대표와 같은 호남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지난 2017년 대선을 상기해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범 친문에 속하는 정세균 총리는 친문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친문 그룹이 정세균 총리를 선택하는 데는 역시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 전제조건이란, 정 총리가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대선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범 친문이라 하더라도 여론이 받쳐주지 않으면,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정세균 총리로 차기를 향한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정리하자면, 김경수 지사에 대한 2심의 유죄판결은, 비문 혹은 반문으로 여겨지는 이재명 지사에게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치겠지만, 이낙연 대표에게는 또 다른 기회일수도, 아니면 또 하나의 도전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이낙연 대표의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아주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겠지만, 또 하나의 도전을 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치는 정말 생물이고, 대선까지는 아직 한 참 시간이 남아있기에,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 대선 시계는 지금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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