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수원은 4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CL G조 조별리그 최종전 빗셀 고베(일본)와 경기에서 김건희와 임상협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고베와의 맞대결 전까지 2무 1패, 승점 2점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던 수원은 이날 승리로 1승 2무 1패, 승점 5점으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수원 +1, 광저우 0)에서 앞서
극적으로 16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지난 2월 열린 고베와 1차전에서 0-1로 패한데다 이번 카타르 원정에 외국인선수와 주장 염기훈이 동행하지 못하면서 전력에 차질이 생긴 수원은 고베와의 2차전에서 힘든 승부가 예상되면서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기적같은 2골 차 승리를 거두며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에 ACL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수원은 이날 김민우와 임상협, 투톱을 최전방에 세우고 이기제, 고승범, 한석종, 박상혁으로 미드필드를 구성했으며 4백은 김태환, 양상민, 민상기, 장호익에게 맡기는 4-4-2 전술로 나왔다. 골문은 양형모가 지켰다.
수원은 전반 12분 이기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민우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수비수가 몸으로 막아냈고, 고승범이 재차 슈팅한 게 다시 상대 선수를 맞고 나왔고 이기제가 다시 한번 크로스를 올렸지만 박상혁의 오른발 슛이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23분 고베의 역습상황에서 후지모토 노리아키에게 헤딩 슛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양형모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긴 수원은 전반 34분과 39분 김민우와 김태환이 잇따라 고베의 골문을 노렸지만 모두 무의에 그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1승도 올리지 못한 수원은 전반에만 6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해 16강 진출이 어려워지는 듯 했다.
전반 종료 후 전열을 가다듬은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상혁 대신 김건희를 투입했고 교체 카드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수원이 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낸 것.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이기제가 왼발로 올린 볼을 골문 앞에 있던 김건희가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솟아올라 헤딩슛으로 고베의 골망을 갈랐다.
1-0으로 앞선 수원은 후반 10분 이기제의 프리킥과 2분 뒤 고승범의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14분에는 김태환의 슛이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16강 진출을 위해서 1골이 더 필요했던 수원은 후반 23분 극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21분 김민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민상기가 헤딩슛으로 연결시켰고 이 볼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고베 수비수 타쿠야 아스이가 왼손으로 쳐내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수원은 임상협을 키커로 내세웠고 나선 임상협이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찬 볼이 상대 골키퍼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16강 진출 요건을 갖춘 수원은 이후에도 고베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후반 38분 김민우의 패스를 받은 김태환의 오른발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세번째 골을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수원은 끝까지 집중력을 보이며 2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16강 티켓을 얻는 기적을 이뤄냈다.
G조 2위가 된 수원은 7일 오후 11시 H조 1위인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8강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며 “교체 투입된 김건희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어 승리할 수 있었다. 16강 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