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제 살인사건을 조기에 해결하라"
부유층 노인과 부녀자 20명을 연쇄살해한 유영철(34)씨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으로 사회적 충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지방경찰청이 일선 경찰서에 '미제 살인사건을 조기에 해결하라'고 지시하는 등 범죄에 불안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20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경기경찰청은 지난 19일 오후 5시 지방청에서 도내 형사.생활안전과장 회의를 열고 '부천중.남부, 포천, 군포서를 비롯한 장기 살인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경찰서에서는 조기에 사건을 해결하라'고 특별 지시했다.
연쇄살인범 유씨의 살인행각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신속히 해결함으로써 불안한 민심을 안정시키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주된 취지.
도내의 대표적인 장기미제 살인사건은 부천 초등생 피살사건,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 군포 여자 우유배달원 살해사건 등 모두 8건이다.
초등학생 2명이 운동하러 나간뒤 16일만인 지난 1월 30일 집 근처 야산에서 옷이 벗겨지고 손가락이 나무에 묶여 살해된 채 발견된 '부천 초등생 사건'은 미아(迷兒)에 대한 수사 시스템과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면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6개월이 지나도록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또 지난 2월 8일 실종 96일만에 집에서 6㎞가량 떨어진 식당 앞 배수로에서 옷이 벗겨진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여중생 피살사건'도 6개월에 걸친 경찰의 수사에도 불구, 점점 미궁에 빠지고 있다.
이밖에 지난 2월 10일 군포시 산본동 산본시장내 교회 앞에서 발생한 우유배달원(28.여) 흉기 피살사건도 수사가 전혀 진전이 없어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경기경찰청 형사과 관계자는 "노인과 부녀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도내 미제사건 해결을 위해 형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경찰청은 지난 18일 도내에서 발생한 장기 미제 사건과 연쇄살인범 유씨범행과의 관련성을 자체조사했으나 '범행 수법 및 시기 등이 다르다'며 '관련 없음'으로 결론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