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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 사전매입 토지 가보니…"보상 노리고 온 것 아니겠냐"

시흥시 과림동 토지 2년 만에 시세 80만원 ↑
부동산 업계, 확신 없으면 토지 매입 불가능

 

"묘목만 심어놓고 가끔 물 주러 오는 것 말고는 거의 본 적이 없어요."


3일 오후 취재진이 찾은 시흥시 과림동 토지에는 버드나무 묘목이 빽빽이 심어져 있었다. 이 곳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일부 직원들이 매입한 필지 중 한 곳이다.

 

해당 지역에서 20년 넘게 농사를 지어왔다는 주민 A(70)씨는 “논 농사를 짓던 땅인데 지난해 초 외부에서 세 명인가 와서 버드나무 묘목을 심어뒀다”며 “서로 교류가 없어서 누가 와서 뭘 짓는지도 모르는데,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개발제한구역의 농지를 매입할 경우 영농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타 농작물과 달리 비교적 관리하기 쉽고, 토지수용시 나무 한 그루마다 보상이 나오는 만큼 계획적으로 묘목을 선택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시흥시 과림동 한 공인중개사는 “대부분 여기서 먹고 사는 사람들은 공장, 고물상 등 가건물을 지어 사업하려고 땅을 산다”며 “투기 목적으로 온 외지인들의 경우 티가 난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와서 농사를 짓는다고 하기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세 2년 만에 80만원↑…"보상 노리고 온 것 아니겠냐"

 

LH 직원 4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이 곳은 3996m² 면적으로 지난 2019년 6월 1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해당 필지는 2018년까지만 해도 평당 120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시세는 평당 180만원에서 200만원선으로 2년 사이 크게 뛰었다.

 

부동산업계는 대규모로 대출을 받아가며 조직적으로 땅을 매입해 어느 정도의 확신이 없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는 “10년전부터 언젠가 개발할 땅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을 때는 오히려 잠잠했으나 지난 2019년 이후로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시세가 크게 올랐다”며 “아파트 입주권, 보상 노리고 들어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LH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필지를 소유한 4명 중 3명은 현재 LH 수도권 지역본부 소속이고, 다른 1명은 광주전남 본부에 소속됐다. 이 중 2명은 사업관리처에서 보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 참여연대가 공개한 자료 등을 보면 이들 직원이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움직인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정황이 나타나 투기적 토지 매입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다만 광명·시흥지구가 신도시 0순위로 꼽히며 개발 기대를 모았던 지역이니만큼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라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시선도 있다.

 

주민 김모(64)씨는 “토지수용이 되었을 때 별로 돈이 안 나오는데, 표준시가보다 낮아 보상을 제대로 못 받을뿐만 아니라 간접보상 나오는 게 거의 없어 메리트가 적다”며 “여기가 2025년까지 개발될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LH는 4일 일부 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