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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직업탐방] 원석을 다듬는 세공사의 마음으로, FC안양 유소년 육성팀 김광환

 

경기장 속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선수들과 감독이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는 데 있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방울이 들어간다.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덕분에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사전 속 세공사는 ‘잔손을 많이 들여 정밀하게 물건을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라 정의된다. 정밀하게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재능이 넘치는 어린 선수들을 최고의 선수로 키워내는 유소년 육성과 비슷하다.

 

FC안양의 홈구장인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유소년 육성팀 김광환 대리는 현역 선수라고 해도 될 만큼 다부진 체격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는 유소년 아카데미와 구단의 U-12, U-15, U-18 유스팀의 운영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유소년 선수들의 훈련 결과나 육성 성과 등을 총괄하며 선수단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 중이라고 말하는 김광환 대리.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들었던 생각은 ‘참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사람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축구선수 생활을 했다는 그가 유소년 육성팀에 들어온 계기가 궁금했다.

 

 

김광환 대리는 “원래 지도자를 꿈꿨다. 대학시절 스포츠마케팅 강의를 들었다. 강의 중 ‘선수는 상품이다. 그것을 판매하는 것은 구단의 몫이다’란 말이 뇌리에 박혔다. 이전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상품의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팔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프런트라는 꿈이 생긴 후 무작정 구단에 전화해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FC안양에서 아르바이트를할 수 있었다”며 “이후 안양의 유소년 코치를 거쳐 프런트에 들어오게 됐다”는 자신의 입사 스토리를 들려줬다. 그의 열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가장 보람되는 순간이 언제냐고 묻자 그는 “맡았던 유스팀 선수들이 프로팀에 올라왔을 때 보람이 크다. (박)한준이나 (조)규성이가 올라왔을 때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회상했다.

 

이어 “반대로 유망했던 선수가 부상 등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프로 입단에 실패했을 때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많은 유소년 선수들이 축구선수를 꿈꾸지만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에겐 안타까운 선수들이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유소년 육성에 매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모든 구단의 목표는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강팀을 만난 경기에서 극장골을 넣어 승리했을 때나 연초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승했을 때 성취감이 크다. 그런 점이 유소년 육성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광환 대리는 유소년 육성 업무를 함에 있어 소통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소통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들과 소통이 원활해야 1년 동안 유스팀 운영을 잘 할 수 있다”며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프런트를 준비한다면 열정과 더불어 구단 관련 대외활동을 열심히 했으면 한다”라며, “요즘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훈련 프로그램이나 전술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노하우를 전수했다.

 

미드필더로 선수 생활을 했던 과거 역시 그에게 큰 무기다.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자주 건네는 직원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너무 좌절하거나 상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축구 외의 길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나도 겪어봐서인지 선수들이 필요하면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어린 선수들인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진심을 말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김광환 대리에게 최종적인 꿈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부끄러워하며 “FC안양의 단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프런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인으로 성공한다면 은퇴한 선수들을 위한 재단이나 기관을 만들고 싶다. 은퇴한 선수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축구 선수에서 유소년 육성팀까지 오랜 시간 축구계에 몸담은 김광환 대리지만 여전히 그는 축구가 너무 좋다고 했다. 모든 구단이 조금 더 유소년 육성에 투자를 했으면 한다는 그의 바람에서 뜨거운 애정이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지 고민하는 그가 있어 FC안양의 어린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듯하다.

 

[ 경기신문 = 김도균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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