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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산책] 방송언어 유감

 

'계산 도와 드릴께요' 내가 계산하는데 뭘 도와주나? 팔이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 간호사 하는 말. 진료실 앞에 잠시 앉아 계실께요. 뭔말 인지 모를 존대 받다 보면 참 뜨악하다. '주문한 상품 나오셨습니다' 내가 아니라 상품이 존대를 받는다. 자본주의가 맞구나. 이게 아니다 싶어 한마디 하면 집사람이 꼰대 같이 굴지 말랜다. 아, 국어 잘하면 꼰대가 되는구나.

 

글로 먹고사는 신문을 봐도 맞춤법 틀리고 문맥 어색한 기사가 자주 보인다. 그래도 신문기사는 양호하다.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CJENM 과 종편은그렇다쳐도지상파방송에도 맞춤법이 틀리고 듣도보도 못한 해괴한 표현이 자주 보인다. 유튜브는 말할 나위도 없다. 심하게 표현해서유튜브영상은 자막이 안틀리고 종료되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유는 극명하다. 만드는 사람의 국어사용 능력 미흡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결여다. 영상과 아이템에 집중하다보니 보조적 전달수단인 자막의 중요성이 무시되는 것이다.

 

방송언어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한 뉴스를 빼고 나면 크게 드라마의 대사와 예능의 출연자 토크, 자막으로 압축된다. 드라마의 비인격적 표현과 비속어는 그래도 봐줄만하다. 예능은 심해도 너무 심하다. 맞춤법 틀린 자막이나 출연자가 사용하는 신조어나 비문법적 표현, 지나친 외래어는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차고도 넘친다. 예능 프로그램이 국어교과서는 아니다.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살아있는 말을 배제한 예능 프로그램은 리얼리티가 없다. 언어의 사회성이다.

 

언어도 생명체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바뀐다. 특히나 방송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지 교범은 아니기 때문에 뉴스보도에 요구하는 기준을 예능프로그램에 들이대는건 지나치다는데 동의한다. 요즘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나 줄임말에 심의규정을 엄정하게 들이대는것은 주시청 계층에게 예능 프로그램을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교과서로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자막은 그 자체가 캐릭터이고 정보가 아니라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유머코드이자 PD가 시청자와 호흡하는 수단이다. 말풍선 속의 자막 한마디가 얼마나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고 빵 터지게 만드는지 잘안다.

 

결국 양날의검이다. 지나친 말장난이 프로그램을 희화화시키고 맞춤법 틀린 자막이 방송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청소년만을 시청대상인냥 사용하는 지나친 줄임말과 신조어는 재미가 아니라 씁쓸함만을 남긴다. 그래 난 시청자도 아니야 꼰대일 뿐이야라고 되씹게 만드는. 그냥개이득과폭망 수준 까지만 쓰면 나도 동의한다. 왠지와웬지, 내일 뵈요와 봬요, 헷갈릴 수 있다. 그러면 찾아봐라. 찾지도 않고 자꾸 틀리면 욕먹어 싸다.

 

영어 스펠링 안틀리려고 열심히 공부하여 그 어려운 언론고시 붙어 방송일 하는 사람들이 포탈에서 검색만해도 알 수 있는 맞춤법을 틀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외주 프로덕션과 작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감 없는 비겁으로 이건 직업윤리의 문제로 비화한다. 결국 의지문제이고 무신경함이다. 편집시 영상튀는 것은 못참고 맞춤법 틀리는 것은 가뿐하게 참아낸다.

 

출연자의 토크, 자막 까지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다.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누가 출연하는지, 아이템이 무엇인지만 중요한 게 아니다. 출연자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 내용과 자막 또한 중요하다는 간단한 사실을 잊지말자. 요즘 방송언어, 매우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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