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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칼럼] 자나깨나 부동산, 영화가 망한다

 

세상이 망하는 조짐은 극장가에서 나타난다. 두 가지 중의 하나다. 그다지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거나 좋은 영화가 나와도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중국과 일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는 열린 사회에서 흥한다. 닫힌 사회에서는 절대로 영화가 잘될 수가 없다. 4세대 후이 안 감독부터 5세대의 장이모우와 첸카이거, 6세대의 로우예 등등까지, 그리고 지하전영의 지아장커가 있던 나라. 홍콩의 왕자웨이까지. 예술과 정치, 인생을 담아냈던 중국-홍콩 영화는 이제 온데 간데가 없다. 시진핑식의 변질된 사회주의 독재는 영화를 더 이상 영화가 되지 못하게 한다.

 

홍콩 시위에서 사복경찰(우리 식으로는 백골단)의 곤봉질을 당하고 목격한 사람들은 더 이상 영화를 기다리지 않는다. 가수 정태춘이 종로에서 기자들을 기다리지 않는 것과 같다.(’92년 장마, 종로에서’)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와 같은 극우 보수 정권이 50년 가까이 가는 나라(2010년 잠깐 민주당 간 나오토가 1년간 총리를 한 것을 제외하고)에서는 애니메이션 외의 영화는 거의 절멸 수준이다.

 

극장가가 팬더믹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다이나믹한 동력을 잃었다. 한국에서는 요즘 극장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견강부회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그건 우리사회의 보수 회귀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한국에서는 우파의 상상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많이 딸린다. 인문학적 상상력이 부족하고 영화와 예술이 갖는 힘과 에너지를 믿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저 돈,돈,돈,돈의 흐름만을 쫓는다. 그저 부동산 얘기들만 해댄다. 사회 내 계급배반이 심해지고 우경화될 때마다 영화산업은 위기를 겪었다. 이명박 때 그랬고 박근혜 때 심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유력시 되고 있는 중국계 감독 클로이자이의 '노매드랜드'에서 주인공 펀(프란시스맥도먼드)은 이런 얘기를 한다. “사람들에게 전재산도 모자라 빚까지 져서는 결국 자기가 김당하지도 못하는 집을 사게 하는 게 옳은 일이냐?” 서브프라임모기지때(2008~2010)를 배경으로한 영화인데 미국도 그때나 지금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고 하다가 사달이 났었다. 한국에서는 자나깨나 사람들이 그저 부동산, 부동산하고 살지만 그것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노매드랜드'같은 영화의 메시지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 영화들을 멀리하기 때문이다.

 

우파가 더 도덕적 이어야하고 더 청렴해야하며 더 정의로워야 한다. 보다 더 가진 자들이기 때문이다. 며칠 안남은 보궐선거에서 우파 후보들에게 제기되는 온갖 부동산 특혜의혹과 거짓말들을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아직도 자유당-박정희-전두환-이명박-박근혜 세력들이 득세하고 있다. 통탄을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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