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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 산책] 레거시미디어, 언어의 상징과 낙인찍기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이 일어났다. 유튜버가 직캠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게재했고 이것이 군생활의 추억을 소환해 단숨에 브레이브걸스를음원차트 1위에 올렸다. 이후 jtbc 아는형님, SBS 런닝맨 등 방송무대의 핫한 출연자가 되었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가 만들어낸 사회현상이다.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상위에 올라야 음원 차트를 장악하던 과거와 확실히 다른 현상이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지상파TV 못지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을 레거시 미디어라 부르는 학자들이 많다. 레거시란 유산,잔재 등 낡았다는 의미를 가진다. 결국 레거시 미디어란 과거의 매체이자 유산이란 말이다. TV와 신문이 헐값에 폄하되고 있다. TV와 신문을 자주보는 나도 레거시가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철지난 꼰대라는 말이다. 우리에게 까치는 항상 정겹다. 어린시절 설날 노래에 등장하는 까치는 세뱃돈을 물어다 주었기 때문이다. 까치가 포악하고 매우 전투적인 조류란 생각이 안든다. 비둘기는 평화와 온건함이고 매는 강경하고 전쟁도 불사한다. 매와 비슷한 독수리는 용맹의 상징일 뿐인데 언어의 상징이다. 인간의 사고는 언어로 구체화되고 소통된다. 반대로 이렇게 사용하는 언어는 인간사고의 틀을 결정한다. 언어의 사유 구속성이다.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알게모르게 언어가 상징하는 의미를 받아들이고 반복 학습하여 기정사실화한다.

 

유튜브에 1인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게 되면서 본인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고 지배력을 넓히고자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기존 미디어를 레거시 미디어라 불렀다. 정확하게는 2010년대 초반 미국에서 OTT 와크리에이터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극복해야할  TV를 레거시 미디어라 부르며 공격적 인터뷰를 한 글들을 그대로 국내에 수입하여 그것이 무슨 큰 대단한 이론인 것 처럼생각없이 사용하게 된 것 이다.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뜨거운 감자”가 대표적 언어의 수입사례에 해당한다. 그래도 그 말은 상황에 대한 설명일뿐 가치중립적이다. 레거시 미디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존 미디어를 폄하한 정치적 언어다. 일종의 상징조작이다OTT 종사자나 크리에이터는 그럴 수 있다. 밥벌이 투쟁이니까. 이를 기존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마치 새로운 현상을 잘 이해하는 선각자인 것 처럼 생각없이 사용하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 언어의 상징과 결과에 대한 고민없는 무지라 할까 무신경함이다.

 

신문과 라디오 시대에 TV 의 등장이 기존 미디어를 청산해야 할 잔재로 만들지 않았다. 안방극장이란 TV의 보급으로 영화와 극장이 박물관으로 들어간건 아니다. 미디어는 사회 속에서 역할을 나누며 공존한다. 지배력이 떨어졌다고 레거시 미디어가 되는건 아니다. 오히려 다양성의 실현이 우리에게 나쁠게 뭐 있냐? 유튜브도 OTT도 기존의 전통적 미디어도 같이 즐기면 된다. 기존미디어를 레거시로 부를 이유가 없다. 그냥 전통적 미디어라고 부르자. 과거잔재로 낙인 찍어 힘빼서 국민에게 좋을 일 있나? 언어의 사유 구속성,정말 다시 한번 성찰하기 바란다. 부지불식간에 선각자인양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얼마나 미디어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는지, 또 그결과 우리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콘텐츠의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말 한마디도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