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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한반도비핵화와 남북관계 재개를 위한 절호의 기회

 

 

3년전 들떴던 ‘꽃피는 봄날’ 기억을 되살려 본다. 판문점 도보다리에서의 남북정상간 머리를 맞댄 그 긴박했던 순간들. 추억이 아니라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할 기회가 이번 5월에 찾아오고 있는 듯하다. 오는 21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문재인-바이든 대통령의 첫 만남인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재 궤도에 올릴 절호의 기회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바이든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의 윤곽, 북한측의 미국과 한국정부를 향한 담화문 발표 내용, 그리고 문재인 정부로서는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는 남북관계 재개를 위한 정부의 결연한 의지 등을 종합해 보면 힘들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내용은 트럼프대통령의 빅딜도 아니고 오바마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도 아닌 중간영역의 실용적 접근을 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서 구체적인 대북협상 방향에 대한 언급 등이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우리 정부의 금번 대미외교의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외교부 북미국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 바이든정부의 새 대북정책은 기존의 대북적대시정책의 연장일 뿐이라며, 상응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미국을 비난하였다. 그러나 담화내용의 저의를 살펴보면 제재완화 등 미국과의 협상에 나갈 명분 제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가 가능 하겠는가 라는 불만의 표시인 것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북전단살포관련 담화내용도 그 저의가 전단살포 문제를 넘어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을 하라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북한측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여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해 달라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사실 2018년 판문점, 평양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한과 미국의 속내를 우리는 다 잘 알고 있다. 북한이 늘 주장해 오는 그들의 안전권과 발전권, 특히 안전권 문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문제다. 즉 선 핵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패권국가로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트럼프대통령의 북한 김정은위원장과의 직접 회담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다. 그도 미국내 관료집단의 벽을 넘치 못함을 우리는 하노이 회담에서 보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의 정책방향은 그리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고 본다. 대북제재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도록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재개가 북한핵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정부시절의 화해협력정책이 어떤 긍정적 효과를 얻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미국측 관료들에게 제시함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미협상에 나서는 외교팀의 정신자세다. 미국이 한미동맹에서 얻는 이익이나 한국에서 얻는 무기판매 수입 등을 감안하면 우리도 우리의 목소리를 자신있게 내야 한다. 남북관계의 안정과 발전은 우리 민족의 생존권과 관계된다는 사실을 생명을 걸고 주장해야 한다. 2019년 11월 한미워킹그룹 회의에 다녀온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은 한미워킹그룹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고 말한 사실을 기억한다. 미국측의 승낙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의 종속변수가 아니다’. 2018년 8·15 광복절 문재인대통령 기념사 내용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임하는 모든 분들이 명심해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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