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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학살 명령' 전두환 친필 담긴 공덕비…역사 속으로

포천시‧시의회‧시민단체 "전두환 공덕비는 가짜 역사' 의견 일치
기념석 폐기 결정…박윤국 시장 "독재정권 잔재 청산 속도 낼 것"

 

5·18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포천 국도 43호선 '호국로 기념비'에 대한 철거가 결정됐다.

 

17일 포천시 등에 따르면 포천시와 포천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이날 오후 간담회를 갖고 '호국로 기념비', 이른바 '전두환 공덕비' 처리 문제를 논의, 철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당 기념비는 1987년 12월 국도 43호선 의정부~포천(25.8㎞) 구간 완공 기념으로 설치됐고, 당시 도로 공사는 건설부와 국방부 6공병여단이 주도했다. 

 

높이 5m, 폭 2m 크기의 기념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친필로 '호국로',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앞서 2018년 5월부터 전두환 공덕비를 철거하자는 움직임 일었다. 시민단체는 지금은 뜯겨나간 기념비 하단에 설치된 현판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

 

"개국 이래 수많은 외침으로부터 굳건히 나라를 지켜온 선열들의 거룩한 얼이 깃든 이 길은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분부로 건설부와 국방부가 시행한 공사로써 '호국로'라 명명하시고 글씨를 써주셨으므로 이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한다."

 

호국이라는 말을 할 자격이 없는 헌정 질서 파괴자, 독재자를 찬양하는 것은 전두환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반발이 거세지자 포천시는 기념비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의견 대립으로 관련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는 등 이전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철거가 아닌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주장과 "불행한 역사도 역사"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결국 이전은 무산됐다.

 

논란이 거듭되자 포천시는 해당 기념비의 글자를 지우고 '경흥대로'라는 옛 지명을 새겨 넣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독재정권이 만든 역사는 가짜 역사"라는 의견에 합의, 기념석을 재사용하지 않고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경기신문과 인터뷰에서 "논란이 거듭된 호국로 기념비 문제가 해결돼 다행"이라며 "의견이 모아진 만큼 독재정권 잔재 청산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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