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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직접 뗏목으로 강 건너고, 마을 이야기 만들어요"…자연 속 미래 교육, 양평 서종초

경기도교육청 역점정책 Ⅳ . 경기미래학교
③ 양평 서종초등학교

 

북한강 자연 속에 위치한 개교 101주년이 된 양평 서종초등학교는 인재 양성과 미래 교육을 위해 마을혁신학교를 선택했다.

 

이곳 서종면에 있는 두 개 초등학교와 한 개의 중학교는 혁신학교 정책 시행 이전부터 '작은학교교육연대'라는 모임에 가입해 새로운 학교 운동을 벌여온 결과, 모두 혁신학교로 지정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가 상당하다.

 

서종초는 ‘마을에 배움의 길이 있다’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마을과 함께 혁신교육을 실천해 왔다.

 

본래 혁신학교는 단위 학교를 넘지 못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학교 내 교사들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서, 학교 문화가 관료적인 문화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때문에 서종초는 혁신학교의 지속을 위해서는 학교간 연대와 교류가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후 이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세 곳이 매월 한 차례씩 모여 교육과정과 마을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종초 교사들은 다른 학교 교사와 만나 교육과정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자연과 인문에 중점을 둔 마을교육과정을 진행했다.

 

 

마을교육과정은 교사가 마을을 변화시키고 마을과 함께 살아가는 삶 자체를 일컫는다. 이는 마을의 땅, 물길, 사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교육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학생 자신이 속한 마을의 모습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오랜 세월 마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 이야기가 전해 내려왔지만, 현재에는 대다수가 마을 이야기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국정교과서와 동화책에서는 이곳 마을 이야기는 실리지 않고, 동떨어진 도시 이야기만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서종초 3~4학년 학생들은 마을길을 거닐며 자신이 발을 딛고 선 이곳의 지리와와 사람들의 삶을 학습했다. 이 과정에서 마을이장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이야기를 알게됐다. 이로써 서종초 학생들이 직접 경함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어 <서종마을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이 책으로 모든 학생들이 마을에 대해 배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종초는 또 매주 한 권씩, 1년마다 수권가량 글소식지와 학급문집을 내기도 한다. 학생들은 글쓰기를 통해 꾸밈없는 글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교사들도 매달 한 권의 글 소식지를 내놓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야기를 담는다. 보건실, 행정실, 급식실, 통학버스 운전기사 또한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으면서 동료애를 느낀다.

 

 

이러한 학생들의 시와 마을 이야기, 마을 역사책을 펴내기 위해 출판협동조합 ‘말꽃’을 만들어 창립총회 준비 중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홍보영상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무학년제와 교재 운동을 위해 ‘온배움날’을 만들었다.

 

온배움날은 3~6학년의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함께 학습내용을 선정한다. 아직 초등 교육에서 익숙치 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무학년제 운영을 통해 다른 연령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여있을 때 배움이 더 깊어진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시행하는 곳이 많다.

 


 
서종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설명회를 열고, 1년간 온배움날을 진행한 결과, 교사들이 먼저 새로운 교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진도에 얽메이기보다 개별 교사가 만든 교재를 활용해 다채로운 내용과 방식으로 가르칠 때 진정한 교육이 실현된다는 생각이다. 

 

 

서종초에서 시작된 서종마을교육과정의 상징 중 하나인 '북한강 건너기'에서 학생들은 직접 뗏목을 만든다. 서종면에 있는 다른 학교도 이에 참여하면서 학부모·교사·학생이 공동체를 이뤄 자연에서 뛰노는 미래 교육에 이목이 집중된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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