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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평안도 쑥떡

 

 

 

 

남쪽의 여름은 빨리도 다가온다. 새싹 돋아나는 봄이 어제 같은데 오월의 쑥은 지금 마지막 잎을 따내고 있다. 북쪽에서는 어린 쑥을 뜯기 시작하여 지금 먹기 좋은 쑥이 한창인 때이다. 오래 전부터 남북한 사람들은 건강에도 좋다는 쑥을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하여 생활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발해의 요리사가 중국 요나라의 왕에게 쑥떡을 만들어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쑥떡은 떡가루를 내어 솥에 쪄내고, 삶아내고 절구나 메돌에 치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었다. 쑥떡 종류에는 쑥 찰떡(인절미), 쑥굴리, 쑥개피떡이 있고 모양에 따라, 쑥 꼬리떡, 쑥 골무떡, 쑥 절편 등이 있다. 질기고 찰진 것으로 승부하는 떡 종류에서 쑥떡은 색깔도 곱고 맛도 좋아 남북한 사람 모두가 좋아한다.

 

그런데 왜 평안도 쑥떡인가? 남쪽의 쑥떡이 평안도 쑥떡과 만드는 방법과 모양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떡살을 박아 꽃모양을 내고, 그릇의 겉면을 이용하여 반달모양으로 찍어내는 것은 평안도 사람들이 하는 방법이다. 송편은 솔잎을 넣고 찌기 때문에 송편이고 같은 모양이라도 도구를 이용해서 찍어서 만드는 것은 개피떡, 또는 바람떡이다. 북쪽의 떡 종류에 찰떡, 입쌀떡, 송편, 쉬움떡, 설기떡이 있다면 남쪽도 이와 같다. 북쪽의 떡은 모양이 크고 남쪽의 떡은 작고 색깔도 이쁘게 빚는다.

 

지역적 특산인 떡 종류를 보면 서해안에 위치한 평안도에는 찹쌀을 길금가루에 삭혀서 지져내는 단음식인 노치가 있고 동해안에 위치한 함경도에는 속을 잘 채워서 솔잎을 깔고 쪄낸 송편이 있다. 언감자떡은 량강도 함북도 사람들이 즐겨하는 음식이고, 떡가루로 반죽하여 튀긴 우메기는 개성지방의 특산이다. 메밀가루에 양념한 채소를 넣고 말아 지진 빙떡은 제주도 특산이다.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 쉬움떡은 북에서는 기지떡, 중편이라 하고 술 또는 감주를 넣고 만든다고 해서 남쪽에서는 술떡이라고 한다. 떡의 종류에 따라 쑥을 넣는 비율도 달라지는데 쑥 절편 같은 경우 북에서는 7:3으로 남쪽에서는 6:4가 적당하다고 한다. 쑥은 넣는 비율에 따라 질감이 다르니 쑥을 많이 넣으면 그만큼 찰기가 적어지기 때문에 성향에 따라 비율을 맞춘다.

 

북에서는 지금 쑥이 한창이다. 6월까지 있어 단오에는 쑥떡을 해먹는다. 쑥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고 뒷면이 하얀 쑥이 더 맛있다. 쓴맛을 빼고 손질하여 쑥국, 쑥나물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떡살을 박아 꽃모양도 만들고 그릇을 이용해 찍은 개피떡은 평안도 사람들이 잘 만든다. 함경도에서 살았던 나는 추석에 솔잎을 깔고 속을 팥으로 채운 송편을 먹은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다. 꼬리떡 같은 것도 입쌀로 하는 것이지만 함경도 지역에 있는 내 고향에서는 옥수수 가루로 많이 해먹었다. 맛 보다는 양이 중요했던 시기여서 모양을 만들고 이쁘게 색깔을 내는 것은 잔치가 있거나 집안의 대소사가 있을 때이다. 오래전부터 쑥을 이용해 떡을 만들어왔던 전통적인 방식은 지역마다 재료와 빚는 모양에서 차이가 있고 쑥떡을 좋아하는 것에는 남북한이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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