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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선화 수원시 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 “‘정리의궤’에 정조의 효 담겨”

문화재 복원 기초자료로 쓰이는 ‘화성성역의궤’
정조, 혜경궁 홍씨 위해 한글 채색본으로 ’정리의궤‘ 제작

 

수원화성·화성행궁 복원사업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절대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화성성역의궤’이다. 

 

조선시대 화성성곽(華城城郭) 축조에 관한 경위와 제도·의식 등을 기록한 이 책은 문화재 복원에 있어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화성행궁 2단계 복원공사에서도 1단계 복원을 확인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발굴유구와 ‘화성성역의궤’를 기본으로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오선화 수원시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를 만나 화성축성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화성성역의궤’의 가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오선화 학예연구사는 “모든 복원사업과 관련된 내용은 화성성역의궤에 기록돼 있다. 의궤에 대한 분석이 제 1번이고, 원형을 찾고 거기에 따라 복원하는 방법을 규명하는 것이 기록을 토대로 해야만 하는 것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820~1830년대로 보이는 다양한 그림들이 남아있다. 이를 통해 변화상을 추정할 수 있고, 일제강점기에 수리했던 문서나 그림, 사진 등 시대별로 많은 자료가 있다”며 “고증해서 연차적으로 분석해야만 지금에 이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화성축성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화성성역의궤’인데,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1795년 혜경궁 홍씨가 행차하자 정조가 어머니 한 분만을 위해 한글본 채색도 ‘정리의궤’를 만들었다”며 완본이 남아있지 않고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에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원래 이름이 ‘뎡니의궤’인 한글본 ‘정리의궤’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제작한 정조시대 유일한 채색본이다. ‘현륭원 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성역의궤’ 등을 한글로 종합 정리한 의궤로 국내에는 없는 판본(板本)이다.

 

 

현존하는 한글의궤 중 가장 이른 연대의 의궤로 추정되며, 총 48책 중 13책만 현존하고, 12책이 프랑스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정리의궤(성역도) 39’는 화성행궁도 등 수원화성 주요 시설물과 행사 관련 채색 그림 43장, 한글로 적은 축성(築城) 주요일지 12장 등 총 55장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첫 번째 프랑스 외교관 빅토르 꼴랭드 쁠랑시라는 사람이 수집한 많은 고서 중 하나로, 12책은 국립동양어대학에 기증했고 채색본은 경매를 통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리의궤(성역도) 39’에는 ‘화성성역의궤’에는 없는 봉수당도, 당낙당도, 복내당도, 유여택도, 낙남헌도, 동장대시열도 등이 수록돼 있으며, 왕실의 기록문화뿐 아니라 당시 한글 언어생활까지 알아볼 수 있는 활용도 높은 문헌이라는 평을 받는다.

 

 

2016년 그 실물이 최초로 확인된 이후 수원시는 ‘정리의궤 활용 기본계획안’을 세우고 자료 확보에 공을 들였고, 다음해 프랑스를 방문해 ‘정리의궤’ 활용 방안을 협의했다. 하지만 해외 대여를 할 수 없다는 프랑스 측 입장에 수원시는 사진 촬영을 거쳐 복제본 제작을 이끌어냈고, 2년 3개월 만에 ‘국내 최초 복제본 제작’을 완수했다.

 

당시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조 시대와 수원화성 연구에 큰 힘이 될 한글본 ‘정리의궤’가 우리 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발견되고 복제돼 기쁘다”며 문화콘텐츠로 활용돼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리의궤’에는 정조의 효(孝)가 담겼을 뿐만 아니라 ‘화성성역의궤’에 기록해 놓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은 백성들이 풍요로운 삶을 살길 바라며 신도시를 꿈꿨던 정조의 애민정신이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현광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수원은 효원의 도시”라며 “효는 애민도, 배려도 될 수 있고 서로 간 소통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복원에 있어서도 그 가치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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