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전문가들이 말하는 ‘화성성역의궤’의 가치…“복원 근거가 된 기록물”

오선화 학예연구사 “성곽제도 개편 위한 정조의 노력”
조성우 학예연구사 “전통건축물 중 자세하고 분명한 내용 담겨”

 

‘화성성역의궤’는 조선시대 화성성곽(華城城郭) 축조에 관한 경위와 제도·의식 등을 기록한 책으로 수원화성·화성행궁 복원에 기초 자료로 쓰이고 있다.

 

정조 18년(1794) 1월부터 정조 20년(1796) 8월에 걸친 화성성곽의 축조는 많은 경비와 기술이 필요한 대규모 토목건축 공사였다.

 

정조는 공사 내용에 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뜻에서 봉조하(奉朝賀) 김종수에 편찬을 명령했고, 1796년 9월 시작해 그해 11월 원고를 완성한데 이어 1801년(순조 1) 9월에 인쇄 발간됐다고 알려져 있다.

 

책은 편찬 방법과 경위, 구성방침을 실은 범례가 있고, 권수에는 본편과 부편의 총 목록을 정리한 총목(總目)과 성곽축조에 관계되는 일지를 쓴 시일(時日), 성곽축조 및 의궤편찬에 관한 관청의 관리명과 담당업무를 적은 좌목(座目), 성곽과 각종 건조물, 공사에 사용된 부재(部材)와 기계·도구 등의 그림 및 그 설명을 담은 도설(圖說) 등이 수록됐다.

 

수원화성·화성행궁 복원사업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 위해 만난 전문가들은 ‘화성성역의궤’의 가치를 높이 샀다.

 

오선화 수원시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는 “화성을 완성한 후에 만든 것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정조가 화성을 축성하기 위해 중국의 성곽제도와 우리나라 고유의 성곽제도를 파악해 ‘성제도설’이라는 책을 먼저 만든다. 화성을 만들기 위한 기본 계획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조는 ‘성제도설’을 바탕으로 화성을 축성하고 계획과 실행, 실행에 대한 보고서를 체계로 해서 전국의 성제를 개편하려는 생각을 했다. 끝내 이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성곽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계획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1964년 세계 61개국이 모여 작성한 ‘베니스 헌장’ 제9항에는 ‘복원은 원래의 재료와 출처가 분명한 문서를 근거로 해 이뤄져야 하며, 추측이 시작되는 순간 중지하고, 새롭게 작업한 부분은 오래된 부분과 구분하고 당대의 작업이라는 표식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기념물 및 장소의 보존 및 복구에 관한 국제 헌장인 ‘베니스 헌장’. 조성우 수원화성박물관 학예연구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조항은 수원화성 복원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다.

 

조성우 학예연구사는 “출처가 확실한 문서를 근거로 한 복원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우리나라 전통건축물 중에서 가장 자세하고 분명한 내용이 담긴 축성 당시의 종합보고서 ‘화성성역의궤’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7년 세계유산위원회가 보존 미흡이라는 이유로 수원화성을 등재에서 제외하려고 했으나, 수원화성 축성에 대한 내용이 총망라된 ‘화성성역의궤’가 복원과정에 있어 기록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지하고 세계유산 등재를 승인했다는 게 조 학예연구사의 설명이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