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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6년 공직생활 담은 오복환의 ‘종이 한 장에 웃고 울고’

1985년 경기도 공채로 입문→36년간 공직생활
도시개발 관련 주요 보직 역임 ‘중추적인 역할’
“후배 공무원들에게 도움되길 바라는 마음”

 

“36년 공직생활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인내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끈기를 몸소 실천하신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이 책이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6월 28일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오복환 전(前) 의왕시 경제환경국장이 에세이 ‘종이 한 장에 웃고 울고’에 자신의 인생을 담아냈다.

 

그는 1985년 경기도 공채로 공직에 입문, 용인군청과 시흥군청을 거쳐 1989년부터 의왕시에서 근무했다. 그동안 도시정비과장, 도시주택과장, 도시개발과장과 도시개발국장, 경제환경국장 등 도시개발과 관련된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도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1989년 1월 1일 시흥군이 시흥시, 군포시, 의왕시로 분리·승격된 당시부터 의왕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세월을 회상하던 저자 오복환은 “시 승격 때부터 각종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했고, 의왕시청 건물을 막 짓기 시작했을 때 공사감독도 맡았다. 이 책 내용이 의왕시 도시개발사업의 역사와 발전의 기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세이를 쓰게 된 계기를 묻자 오복환 전 국장은 “먼저 경험한 인생 선배로서 공직생활에 애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민원인이 심한 욕설을 한다던가 부서마다 힘든 일도 있을 텐데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려워하더라. 책을 통해 ‘선배 공무원들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구나’하는 간접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역시 순탄한 길만 걸어오지는 않았을 터. 저자가 말한 교도소 담장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했다는 표현이 그러한 힘든 시간들을 짐작케 했다.

 

오 전 국장은 “공직 초기에는 도시개발 사업을 하면서 이해관계도 조정해야 하고 건설업자들로부터 유혹도 있었다. (물론 모두 거절했지만) ‘정년퇴직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고 조금 직설적일지 모르지만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교도소 담장을 걸어온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상돈 의왕시장이 추천글에서 ‘의왕시의 역사이자 레전드’라고 칭한 것처럼 돌이켜보면 보람 있고 뿌듯했던 순간들도 분명 많은 시간이었다. 그는 도시정비과장 역임 당시 의왕8경을 추진하고, 도시정책과장을 맡아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를 설치한 배경을 설명하며 추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5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오복환은 소설가나 글쓰는 직업을 꿈꾸는 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만 23세 나이로 경기도 7급 공무원에 합격하게 된 이유에는 아버지가 크게 자리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산에서 벌목을 했다는 이유로 용인군청에 벌금을 내고 돌아오신 아버지가 ‘아들 중에 면서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고 고백했다.

 

덧붙여 끈기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배웠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의 올곧은 정신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런 그도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다. 오복환 전 국장은 대화 도중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아들 딸이 선물한 퇴직공로패에는 ‘롤 모델이 되어주시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가 적혀있었고, 사진을 들여다보는 그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책 제목 ‘종이 한 장에 웃고 울고’에는 그가 바라보는 인생사가 담겨있다. 공무원이 처음 임명장을 받을 때 해당 기관장에게 선서를 하는데 배정받는 부서에 따라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끝으로 오복환 전 국장은 “먼저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이론과 경험을 녹여서 알려주는 시간도 갖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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