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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27. 오야소와 탑마을을 합쳐 부르는 야탑동(野塔洞)


야탑동은 골짜기가 깊어서 상탑, 중탑, 하탑, 오야소(吾野所, 五野所) 마을로 구분되는데 오'야'소와 '탑'마을에서 한 글자씩 합성해 야탑동이 됐다.
 
탄천종합운동장과 버스터미널, 상희공원, 청소년수련관, 분당메모리얼파크, 자동차등록사업소,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아파트형공장으로 불렀던 분당테크노파크, 성은학교, 한마음복지관, 고령친화종합체험관 등 주요 시설이 많다.

 


옛날에 탑이 많았다고 하는데, 불당골, 부처골 등 탑과 관련된 지명이 전해온다. 오야소는 터미널 주변인데, 오동나무가 많아서라는 설과 기와(瓦)를 굽는 가마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상탑은 옛 기록에 정지곡(停止谷) 혹은 정지탄(停止炭)으로 기록된 것이 있는데 그 의미는 명확하지 않다.
 


상희공원은 공군 조종사 이상희(李上熙) 대위의 살신성인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름이 지어졌다. 1991년 12월 13일 전라도 광주에서 훈련 비행 중이던 전투기가 공중에서 추돌해 23세의 청년 이상희는 F5A 4번기와 함께 산화했다.

 

이 대위는 사고 당일 오후 3시 1분쯤 F5A를 몰고 빨간 마후라를 매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공중사격 비행실습을 마치고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났고, 기체가 덕흥마을을 향해 급강하하자 민가가 없는 추락지점을 찾다가 비상 탈출할 시간을 놓쳤다. 미나리밭에 추락, 산산조각 난 기체에서 찾아낸 녹음테이프에는 "추락한다. 탈출하겠다. 전방에 마을이 보인다. 탈출이 불가…"라는 이 대위가 외친 마지막 음성이 녹음돼 있었다. 사고 순간을 지켜본 이 마을 문구식 씨는 "추돌한 비행기 중 한 대가 추락지점을 찾듯이 방향을 바꿨다"고 증언했다.

 

야탑동 출신 이상희 대위는 돌마초등학교, 양영중, 성일고등학교와 한국항공대학교를 나왔다. 덕흥마을 경로당에는 이상희 대위 순직비가 세워지고, 상희공원에는 기념탑이 세워졌다.

 

 
분당메모리얼파크는 추모와 기억의 공간이다. ‘3.1절 노래’, ‘한글날 노래’, ‘산바람 강바람’ 등을 작곡한 박태현 선생을 비롯한 유명한 사람들이 이곳에 영면해 있다. 비문들을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옷깃을 여미게 된다.

 

"광고로 세상을 배우고, 세상을 사랑하며, 000 그 이름을 광고하며 여기 잠들다.", "신발 벗어 놓고 어떻게 먼길 떠났나요. 잔디를 밟으면 슬픔이 머리를 드는데"

 

 
‘월간수석(月刊壽石)’ 지에 ‘성석(聲石) 코너’라고 하는 칼럼을 연재하면서 돌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故 성석 이대식(李大植) 선생 추모비도 있다. ‘고양이 밥그릇’ 이야기는 수석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얘기다.
 
남한강에서 탐석붐이 대단하던 시절에, 강에서 더 이상 좋은 돌 찾기가 어려워지자 마을에 쌓아둔 돌무더기를 뒤지는 지경이 됐다. 어느 날 탐석꾼 둘이서 영월의 어느 마을에서 돌을 뒤지다가 가게 앞을 지나던 중 수석인들이 껌뻑 죽는 ‘진오석(眞烏石) 물고임돌’ 고양이 밥그릇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초라한 몰골의 노인에게 "아주 예쁘고 이렇게 종자 좋은 고양이는 처음 보네요."하면서 고양이를 팔라고 했다. 노인은 팔기 싫은척했고, 그들은 결국 부르는 값 보다 1만원이나 더 얹어 주고 고양이를 샀다. 그리고는 "5000원을 줄테니 고양이 밥그릇도 주시요"하자, 그 노인은 눈을 크게 뜨고 일어나면서, "여보슈, 그래도 이것이 내 장사 밑천인데… 이것 때문에 벌써 사흘 동안 여덟 마리나 두 배로 팔았소"하고 야단을 쳤다고 한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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