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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적 에너지 대란, 남의 일 아니다

겨울철 앞두고 시야 넓히고 비상 대응해야

  • 등록 2021.10.08 06:00:00
  • 13면

우려했던 에너지 수급불균형이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주요국이 코로나 ‘위드(with)’ 정책과 경기 회복 움직임을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에너지 확보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자 지구촌 에너지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겨울을 앞둔 유럽 등 북반구에 혹한의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코로나 기원을 둘러싼 감정 대립으로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봉쇄하고, 나아가 ‘에너지 사재기’에 나서면서 석탄은 물론 석유 천연가스 등의 수급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이에 따라 에너지 파동이 일반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2020년 10월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이던 브렌트유 가격이 최근엔 80달러선을 넘으며 2018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석탄 가격은 300% 이상 급등했고, 천연가스도 2배 이상 올랐다. 또 지구온난화에 대한 유럽과 미국 등 탄소중립 추진이 속도를 내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중국은 탄소중립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전력의 70% 가까이를 화석연료에 의존해온 상태에서 급격한 탄소중립은 국내외적으로 에너지 시장에 동맥경화 현상을 낳고 있다. 호주산 석탄을 외면한 중국이 대체연료로 천연가스 수입량을 대거 늘리면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LNG를 많이 소비하는 유럽에서 겨울철 전기 요금에 비상이 걸렸다. 또 다른 경제 대국인 인도도 석탄의 재고가 바닥의 위기를 맞으며 대규모 정전 사태와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2.5% 오르면서 6개월 연속 정부 연간 물가관리 목표치인 2.0%를 웃돌았다. 올해 3분기 물가상승률 또한 2.6% 올라 2012년 1분기(3.0%)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정부 물가 안정 대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반 공업제품은 지난달보다 0.1%, 전년대비는 3.4% 올랐다. 휘발유(21.0%), 경유(23.8%), 자동차용 LPG(27.7%) 등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기료는 지난달보다 19.4% 올랐다.

 

물가당국도 국제유가와 환율 등의 요인으로 물가가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차례 본란에서 강조했지만 최근의 국내외 물가 상승이나 원자재 가격 인상은 일시적인 흐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원가 상승을 유발하는 석유나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 가격 변동은 코로나 회복을 넘어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인 전환기와 맞물려 있다.

 

특히 미중 패권경쟁으로 세계 경제의 블록화가 심화될 경우 수급 불안을 초래하며 인플레이션을 계속 압박할 위험이 커진다. 여기에다 지구촌 곳곳에서 빈도수가 높아지는 기후 재앙까지 더해지면 모든 물가가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70년대는 석유파동이 있었다. 지금은 더 변화무쌍하고 동시 다발적인 위기가 일시에 닥쳐올 수 있다. 중국이나 유럽 등 남의 일이 아니다.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인플레)도 경계해야 한다. 시야를 넓히고 비상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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