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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의 '생명'] 코로나19는 포스트휴먼 시대를 요구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대응 양상은 오미크론 변이주 등장에 의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지난 11월 2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된 이후 각국의 치열한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주는 벌써 전 세계에 퍼진 것으로 본다는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발언도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의 급증이 보고됨에 따라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줄이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병상 부족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포함해 지난달부터 시행돼 온 위드코로나 조치는 한 달 반 만에 멈추는 셈이다. 비대면 강화 조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통의 연장이기도 하다. 조만간 코로나가 감기처럼 인류 일상의 전염병으로 자리 잡음으로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인류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후 변화될 새로운 일상의 생활양식이나 기준을 의미하는 뉴노멀의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과거와 달리 비대면 만남과 소통 방식이 강조되고, 재택근무가 보다 확대되고 이를 위한 맞춤형 사물인터넷 등의 확산 역시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로 잠시 잊혀진 듯한 4차 산업 혁명과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19는 비대면과 맞춤형 등의 여러 생활 변화를 촉발할 것이고, 이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으로 촉발된 포스트휴먼 논의와 만난다는 점이다. 결국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포스트휴먼 시대와 함께 간다.

 

인간 중심의 가치관이 만들어 낸 기후 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새로운 질병의 창궐은 이제 AI와 같은 기계의 등장과 함께 인간과 사물과의 전면적 경계 해체와 관계 재설정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프랑스의 데리다로 하여금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발언을 빗대어, ‘동물이기에 나는 존재한다’는 선언을 하게 했고, 해러웨이라는 학자는 개와 같은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반려종(companion species)이라는 새로운 개념마저 제시한다.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으로부터 인간과 주변의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동물을 함께 역사를 만들어온 존재로 여긴다. 더 나아가 AI와 같은 사물과의 관계 재설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 경험은 비대면 활동 증가나 이를 위한 새로운 기술만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3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를 촉진할 것이며, 이는 장차 ‘자율적인 AI’인 슈퍼 인공지능체(SI)의 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인류 스스로 불러일으킨 사회 변화로 인한 기후 위기나 팬데믹은 인류의 생활양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AI와 4차산업에 의해 뒷받침되는 뉴노멀에 대한 준비가 요구된다.

 

코로나19가 델타 변이로부터 오미크론 변이로 전환되면서 기존 방역 체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처럼 앞으로 등장할 또 다른 신종전염병의 창궐은 인류로 하여금 보다 기계에 의존하는 포스트휴먼 시대로 갈 것을 재촉하고 있다. 지금 당장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새로운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사회 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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