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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산책] 포노사피엔스, 메타사피엔스

사전, 지도, 시계, mp3, 카메라, 종이신문, 녹음기, 달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즉답은 어려울거다. 하지만 듣고 나면 다소 허탈해진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라져가는 제품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을 통하여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이것을 별도로 사서 썼다.

 

 인류학자들은 지구상의 인류는(Homo) 대략 25종이 살았다고 말한다. 이중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아 현생인류의 조상이 되었다. 사피엔스란 말처럼 생각하는 기능이 다른 육체적 조건의 우위를 이겨낸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은 혁신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Economist)란 잡지에서는 우리의 삶을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ce)라 지칭하였다. 우리나라에 이 개념을 디지털 사회의 삶의 특징과 모습으로 소개한 성대의 최재붕 교수는 스마트폰을 인간의 필수 불가결한 장기에 빗대어 오장칠부라 설명한다.

 

금융이나 유통, 미디어, 교육 등 소위 디지털 변화(Digital Transformation)은 급격히 진행되어 이에 적응하기 어려운 노년세대는 디지털문명으로부터 소외되는 또 다른 사회적 소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군다나 디지털 라이프를 구현해주는 모든 플랫폼이 앱의 형태로 스마트폰 안에 탑재되면서 스마트폰 없는 일상은 불안하기조차 하다.

 

코로나는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켜 온라인 산업의 발전을 증폭시켰고 이는 스마트폰을 매개로 이루어졌다. 식당가기 무서워 시켜먹는 배달시장규모가 2019년 기준 16조, 배달의민족 매각가가 4.8조에 달할까. 이거 다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산업 생태계다.

 

방통위 2021년 매체이용행태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 인식하는 비율 중 스마트폰이 압도적이다. 스마트폰 비율이 10대 96%, 20대 92%, 70대 9%, TV는 10대 0.6%, 20대 4.8%, 70대 89% 다. TV로 대변되는 미디어업계도 스마트폰에 치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하여 우리는 정보를 습득하고 일상을 살아가고 업무를 처리하며 놀이를 한다. 말 그대로 포노사피엔스다. 호모사피엔스와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결합이다.

 

코로나로 오프라인의 기능이 멈추면서 메타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메타버스란 현실과 가상세계가 결합하여 경제, 사회,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며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생태계다. 로블록스나 제페토는 디지털네이티브인 Z세대와 알파세대의 놀이터가 되었다. BTS도 메타버스를 통해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시작은 아바타로 노는 게임공간이었지만 대학의 신입생 입학식(순천향대), 기업의 채용설명회와 아이돌 그룹의 펜사인회 등은 일상적인 일이 될 정도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CU편의점이 제페토 안에 입점해 가상물품을 판매하고 구찌도 제페토와 콜라보를 하면서 미래의 고객들을 위한 제품 홍보와 구매연습을 시키고 있다. 올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에선 수술현장을 학회에 참석한 아시아 각국의 의사들이 메타버스 환경을 통해 참관토록 하여 교육과 학회의 질을 높였다.

 

2007년 스마트폰 발명 이후 15년째다. 앞으로 2030년대가 되면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이 현실과 교차하여 이루어지는 공간이 될 것이다. 그때 우리 인간은 메타사피엔스라 부를 수 있다.

 

포노사피엔스에서 메타사피엔스로의 이전, 이제 피해 갈 수 없는 호머사피엔스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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