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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산책] 중국거지 구걸통의QR코드

 

 

몇 년  전 중국거지 구걸통의 QR코드가 해외토픽으로 화제된 적 있었다. 중국 SNS인 위챗의 결제서비스다. 중국의 핀테크는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다. 신용카드도 잘 사용하지 않던 중국의 디지털화는 엄청난 변혁 속에 핀테크의 시대로 성큼 들어섰다. 국가자본주의라 정부가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 아날로그에서 1차 디지털을 거치지 않고 고도 디지털사회로 급이행된 유일한 국가다.   

                 

일본은 스스로 잃어버린 30년이라 한탄한다. 1988년 세게 100대 기업에 일본기업이 52개, 톱10 중 8개였다. 미국기업은 IBM과 액슨모빌이 끼어있을 뿐이었다. 2021년 세계 100대 기업에는 소니, 도요타, 소프트뱅크만이 들어있다. 소니도 삼성전자에는 한참 못 미친다. 8, 90년대 일본은 소비자편의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감각적 디자인으로 세계산업을 선도하며 일본신드롬을 일으켰다. 한마디로 감성제조산업의 극치였다. 그 대단한 소니가 삼성전자에 밀린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사회와 산업의 패러다임을 놓친 것이다. 삼성의 주력제품은 가전이 아니라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반도체는 AI,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더 필요한 소재이고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필수불가결한 디바이스다. 은행지점 처리건수7%, 모바일 뱅킹 처리건수 70%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1위 핸드폰업체인 노키아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전환을 제대로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망하는 건 금세다.

 

우리나라가 정보사회로 급진전되고 벤처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선진경제로 들어선 것은 미래사회와 산업의 흐름을 잘 포착하고 인프라를 구축한 DJ노믹스 덕이다. 철저한 실용경제다. IMF 극복을 위해 재벌구조조정을 해야만 하는 환경도 있었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모른다. 시간이 지나야 평가받는다. 그럼 앞으로 30년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사회발전의 큰 방향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고 AI, 자율차 등 ICT의 초지능, 초융합이라고 누구나 말한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이고. 그럼 그에 걸맞게 사회 각 부문과 제도도 개편돼야 한다. 현정부처럼 담론에 갇혀 실질적 성장발판을 다지지 못한 실수를 반복하면 안된다. 다음 정부는 미래 30년 국가 먹거리의 토대를 구축하고 그에 맞게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절박하다.

 

오히려 대선이 기회다. 진영논리와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그 기회를 놓칠까 걱정된다. 처가가 범죄에 물든 가족이든 도사와 법사 말을 잘듣던, 형수에게 욕을 하든 난 관심이 없다. 도덕선생 뽑을 일도 아니고 앞으로 우리 인생 30년을 책임질 경제사회제도를 잘 구축할 수 있는 식견과 결단력이 필요할 뿐이다. 세월 지나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탓하는 일이 생길까 무섭다. 우리나라는 90년에서 2020년까지 1인당 GDP가 4배, 일본은 2배 늘었다. ICT사회에 걸맞게 업그레이드된 DJ노믹스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공정과 법치가 아니라 30년 후에도 잘살도록 경제사회 구조를 미래화시키는 것이다. 다 같이 빈한하고 갈등적은 부탄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결과는 10년이 지나 봐야 안다. 투표시점엔 그 징그러운 진영논리로부터 헤어나질 못할 테고. 생각만 해도 겁난다. 더 늙어 거지처럼 살까 봐. 삶은 경제다. 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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