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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式(식)과 놀이가 많은 2월 (2)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정월에 뜨는 저 달은 새 희망을 주는 달, 정월대보름은 둥근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농사가 잘되기를 소원하며 조상들은 이 날에 쥐불놀이, 풍물놀이, 윷놀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태양을 이용해 만든 것이 양력이라면 달을 기준으로 만들었다하여 달력(曆)이다. 음력과 양력을 모두 명절이라 할 수 있으니 달이 해를 품든지, 해가 달을 품던지 지리적 환경에서 비롯된 력(歷)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

 

음력설과 정월대보름을 즐기며 노는 풍경은 두만강을 넘어 조선족동네에 살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가족끼리 모여서 물밴새(만두)를 빚고 화토와 카드게임을 하며 밤새껏 며칠을 질리도록 논다. 0시 기준으로 폭죽소리가 요란하고 밤하늘은 환상의 색상으로 별천지가 된다. 놀이라야 마작을 주무르고 화토를 치고 술에 취하는 것이다. 남쪽에서의 음력설은 폭죽소리는 없어도 가족이 모여 명절을 즐긴다. 소비할 음식을 사고, 밤새워 전을 부치고 제사를 지내는 주부들의 손길만 바쁘다. 그리고 선물을 준비하며 새해축하 문자를 보내고 도로에는 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선다.

 

북쪽 고향에서의 70~80년대에는 빗과 칫솔로 물감을 뿌려 종이에 축하편지를 만들고 2월에는 연분홍 색종이로 진달래 꽃 조화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외발집게나 썰매를 가지고 강판에 나갔고, 어른들은 모여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마시고 논다. 흥취가 오르면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를 부르면서 떠들썩하게 시끌벅적하게 보낸다. 시간이 멈췄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2월의 화려함은 많이 사라졌다. 정식 행사가 끝나면 집에서 가족끼리 조용히 보냈다. 그 시기에는 음력설과 정월대보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거대하게 치러지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2·16일 비중이 비교되지 않게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고향에서도 음력설과 정월대보름을 신명나게 한바탕 놀이로 즐긴다고 한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나물의 가짓수도 늘어나고 오곡밥을 짓는다. 아이들은 빙판에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고 사람들이 모여 화토와 윷놀이를 한다. 정월대보름을 명절이라고 쇠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이다. ‘광명성절’을 중시하는 체제의 특성으로 2월에 있는 음력설과 정월대보름 민속풍습을 장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보름을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그만큼 이전보다는 생활이 나아졌다는 의미이고 통제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기도하다. 정해진 휴일이 아니라도 겨울에는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많다. 둔덕진 곳에 올라 썰매를 타던지 얼음 진 강판에서 스케이트 타고 팽이를 돌리고, 나무로 대충 깎아 만든 스키를 타기도 한다.

 

고향의 2월은 式과 놀이가 많은 달이다. 불꽃놀이와 경축행사로 떠들썩한 2월이기보다는 쥐불놀이나 풍물놀이로 즐기는 2월이었으면 좋겠다. 달이 해를 품듯 정월대보름도 ‘광명성절’만큼이나 화려한 행사로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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