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6 (일)

  • 구름많음동두천 25.6℃
  • 맑음강릉 30.8℃
  • 구름많음서울 26.1℃
  • 맑음대전 26.8℃
  • 흐림대구 27.4℃
  • 구름많음울산 25.1℃
  • 구름많음광주 25.1℃
  • 구름많음부산 22.9℃
  • 구름많음고창 25.3℃
  • 맑음제주 25.5℃
  • 구름많음강화 24.5℃
  • 구름많음보은 25.0℃
  • 맑음금산 25.2℃
  • 구름많음강진군 24.6℃
  • 맑음경주시 24.7℃
  • 구름많음거제 22.8℃
기상청 제공

[인터뷰]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교육, 정치인 놀이의 장 되면 절대 안돼”

대학교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 ‘교육계 알파·오메가 경험’
우여곡절 끝에 민주진보 단일후보 선출, 민주적 숙의과정 거쳐
“약은 약사에게, 정치는 정치가에게, 교육은 교육 전문가에게”

 

 

 

“이념에 의한 갈라치기가 교육계에 들어와선 안됩니다. 경기교육은 지난 10여 년 동안 산업화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11일 경기신문 ‘김대훈의 뉴스토크’에 출연해 김상곤, 이재정 교육감이 이끌어온 경기교육의 지난 13년을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보수진영의 임태희 후보를 염두해 둔 사전 기싸움으로 풀이된다. 

 

실제 성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임 예비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 "임태희 후보의 ‘9시 등교제’ 폐지는 제도를 이해조차 못한 주장"이라며 "9시 등교제의 취지는 9시 이후에 1교시를 시작하자는 정책으로 정책의 배경과 취지를 모르면 학교현장에 물어보길 권한다"고 비판하며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성 예비후보는 "2009년부터 시작된 경기혁신교육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9시 등교, 꿈의학교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이어져왔다"며 "이 교육 실험을 이어가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 과정도 만들고 프로젝트 협업도 할 수 있는 역량을 학교에서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통합적 리더십을 펼치겠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경기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과정에 대해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경기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한자리에 모아 같이 합의했다"며 "4시간 30분 동안의 긴 토론과 숙의 과정을 예비경선에 적용한 것은 매우 유의미한 과정과 결과"라고 말했다.

 

6·1 지방선거에서 경기교육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성 예비후보의 학습자 중심 교육, 5지선다형 수능 폐지, 코로나 후유증 회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공약을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성 예비후보와 일문일답.

 

▲ 성기선 예비후보에 대해 잘 모르는 경기도민과 유권자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9일 저녁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결정된 성기선이다. 현재는 가톨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있고, 이전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역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관장하는 우리나라의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교육과정개발·교사학습연구·평가를 관장하며 교육의 핵심 영역을 다루고 있는 국책연구기관이다. 수능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에게 고충을 주는 기관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연구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도교육감에 출마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1/4에 해당하는 규모이고, 지난 13년 동안 한국 교육을 견인해왔던 혁신교육의 발상지이다. 미래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던 경기교육이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사, 연구원, 교수, 원장 등 다양한 경험들을 총동원해 경기교육을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으로 교육감 선거를 준비하게 됐다.

 

 

주변의 권유도 있었다. 10여 년 전부터 경기도교육청에 소속돼있는 교사들과 공부하고 협업해 정책을 만들어왔다. “그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역량을 발휘해보자”고 권유들을 하셨다. 교육감 출마는 개인의 결정뿐 아니라 많은 교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는 말씀드린다.

 

▲ 상대 후보는 일찌감치 단일화를 거친 반면, 민주진보 진영의 단일화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그래도 결국 단일화를 이뤘는데 책임감이 남다르겠다.

‘경기교육혁신연대’라는 시민연대에서 단일화를 주관했는데, 그 과정에서 처음 6명의 후보들 중 3명만 참여하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 저녁 4시간 30분 동안의 배심원 토론을 통해 단일 후보가 결정됐다. (다섯 예비 후보들이) 경기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한자리에 모아 같이 합의했고, 앞으로도 원팀으로 경기교육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우리 경기도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경기교육의 앞날을 멋지게 같이 만들어가자는 약속들을 했다.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는 숙의와 경청을 해야 한다. 4시간 30분의 긴 토론 동안 혼자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패널들과 함께 숙의 과정을 거쳤다. 이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본다. 그 과정을 이 예비경선에 적용한 것은 사실상 첫 사례에 해당하고, 매우 유의미한 과정과 결과라고 생각한다.  

 

▲ 현재 경기교육이 당면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본인만의 해결 방안이 있는지.

교육에 대한 고민과 불만은 학부모들이 많이 갖고 있다. 어쩌면 5천만 국민이 교육 전문가라고 할 정도로 자녀교육에 관심이 높다.

 

사실 경기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교육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 많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산업화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 시험, 성적 경쟁, 학벌 등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15년~20년 후를 살아가야 하는데 왜 우리는 과거 산업화 모델의 학교를 유지하고 있는지,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 대전환을 경기교육은 이전부터 혁신학교를 통해 실험적으로 준비를 해왔다. 이제는 준비 단계를 뛰어넘어 정말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한 발 두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배우는 아이들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 가기 위한 1호 공약이 있다면.

가장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 회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지적, 사회성, 신체발달 등이 2년 반 동안 중지됐다. 그로 인한 누적적 결손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 치료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이후 아이들의 삶에서 이 결손이 너무 큰 결손으로 이어진다. 어떠한 것보다도 코로나 후유증 회복을 위한 종합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방안들을 적극 추진하겠다.

 

사회성, 스마트폰·컴퓨터 과몰입, 신체 발달 등을 진단하는 종합 검사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 문제가 심각한 아이들을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 ’5지선다형 수능’ 폐지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2025학년도, 지금의 중1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시기부터 고교학점제가 시작된다. 새 정부에서도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재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그 핵심은 고교학점제의 성공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고교학점제가 들어서고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 계속 늘어나면 5지선다형 수능은 사실상 실시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수능1, 수능2로 입시제도를 좀 더 분화하고자 한다. 수능1은 자격고사로, 수능2는 논·서술화 해 아이들의 고차적 사고능력, 협업능력, 미래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는 문항들을 추진해야 한다. 어차피 열심히 하는 시험공부, 자기 삶에 제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지금의 5지선다형 수능은 미래 사회준비 측면에서 맞지 않다.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는데,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수능이 연기됐다고 하자 아이들이 이미 버렸던 참고서, 문제지 산더미 속에서 자기 책을 찾는다고 헤매는 사진을 봤다. 12년 동안 공부한 책을 이제 수능을 하루 앞두고 다 버린 것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지식은 자기 삶에 연속적으로 의미 있게 적용돼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그걸 다 버리기 위해 우리는 밤을 꼬박 새우며 공부를 해왔던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그것이 삶의 살이 되고 피가 돼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버릴 지식을 위해 왜 공부했는가를 생각한다면 이런 제도는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그런 교육을 반복한다는 건 정말 어리석다. 이게 바로 학습자 중심 교육이다.

 

▲ 김상곤, 이재정 교육감이 이끌어온 지난 경기교육 13년을 평가한다면.

2009년부터 시작된 경기혁신교육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9시 등교, 꿈의학교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이어져왔다. 이 정책들이 산업화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벌사회, 입시경쟁에 대한 부분은 변화가 크게 되지 않았다. 학교가 이런 부분들을 바꾸고 싶어도 사회구조가 그걸 막고 있다.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계속 노력해온 것이다.

 

학생중심교육이라는 철학이 지난 10여 년 동안 경기교육을 상징적으로 만들어왔다. 그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교육’의 진보는 정치적 이념으로서의 진보가 아니다. 교육철학으로서의 진보는 ‘학생중심’이다. 지식이나 전통을 강제로 주입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하는 데 흥미를 갖고 관심사를 중심으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진보의 절반은 학생 중심이고 나머지 절반은 실사구시, 실용주의라고 생각한다. 

 

 

이념에 의한 갈라치기가 교육계에 들어와선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십여 년 이상의 노력들은 학생중심이라는 교육 철학을 더 강화해왔다. 이 교육 실험을 이어가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 과정도 만들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도 협업할 수 있는 역량들을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줘야 한다. 개인 경쟁, 시험 문제 풀이, 성적 줄세우기 등 교육방식을 넘어설 수 있는 ‘학교교육 제 4의 길’까지 선진형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경기교육이 앞장서야 한다.

 

▲ 상대 후보인 임태희 예비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헌법 31조 4항에 교육 기회균등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자주성, 전문성, 정치정 중립성이 교육 자치의 정신이다’, ‘교육은 교사들과 같은 전문가들이 해야 한다’, ‘교육은 정당이나 정치적 정당파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얘기가 헌법에 명시돼있다. 그래서 교육은 정치인들의 놀이의 장이 돼선 절대 안된다. ‘약은 약사에게, 정치는 정치가에게, 교육은 교육 전문가에게.’ 늘 이렇게 얘기한다.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면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 설정이 잘못된다. 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의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고 담을 수 있는 정책과 행정을 리드하는 수장으로선 굉장히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판단됐으면 좋겠다. 

 

대학의 총장과 유·초·중·고등학교의 교육은 전혀 다르다. 약 5000개 정도의 학교가 있는 경기도 교육의 문제는 그저 행정적인 접근, 이론적 접근으로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교육에 대한 관점, 교육에 대한 경험, 교육에 대한 미래 비전까지 갖춰야만 가능한 영역이다. 고등교육인 대학에서의 짧은 3-4년의 경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 성기선 후보만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교육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 사범대를 나와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연구원으로서 연구했고, 교육학 교수로서 예비 교원들도 양성했다. 고교평준화정책을 통해 고등학교 입시제도를 바꾸는 노력을 20여 년 동안 해왔다. 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하며 교육 정책과 행정을 직접 관장했다.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이런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협업하고 의견을 모아 함께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통합적 리더십을 펼치겠다. 그래서 경기교육의 앞날을 활짝 열어 보이겠다.   

 

▲ 경기신문 독자,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교육에 있어선 누구도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그만큼 다양한 관점과 이해관계가 출동한다. 그걸 다 해결할 순 없다. 다만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각각의 소리들이 나오도록 하면서 조화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

 

교육에는 좌가 우가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은 과거로의 퇴행이냐, 아니면 미래로 나아가느냐이다. 교육은 철저하게 아이들의 삶이 행복하고 미래로 향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책무성을 갖고 있다. 유권자 여러분들의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기준으로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6월 1일 교육감 선거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바라겠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