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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미디어산책] 색깔이야기

우리네 인식에 붉은색은 보통 위험, 정열, 공산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체화된 인식이다. 초등학교 운동회엔 항상 만국기가 줄에 매달린다. 왜 그런지 한 번이라도 생각한 교장이 있을까? 내가 보기엔 습관적 의식이다. 어릴 때부터 봤으니까 당연한 거다. 쿠베르 땅의 올림픽 정신이 제일 잘 구현된 곳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운동회일 거다. 민방위 교육장에서 선창 하는 우리의 선서는 10개를 읽어도 그냥 하나 우리는… 하나 우리는… 이다. 항목을 표기하는 ㅡ을 무의식적으로 한자 1로 생각하여 하나로 읽는 것이다. 10개를 선창해도 매번 하나면 의심해볼 만도 한데 누군가 시작했을 것이 전국 어딜 가도 똑같다. 의심하는 내가 이상하다. 

 

각 나라 국기색 중 가장 적은 것이 검은색이다. 독일, 이집트, 시리아, 남아공, 자메이카 등이다. 찾아보니 독일은 탄압에 대한 분노란다. 남아공은 흑인을 의미하고 시리아는 아바스 왕조를 상징한다. 자메이카는 고난을 의미하고.

 

이번 선거를 보니 붉은색 천지다. 전국 지형도나 서울 지형도나 붉은색이 대다수인걸 보고 민심의 변화가 무섭고 이렇게 흐름을 타는 것인가 생각했다. 정치적으로 붉은색은 기피 대상이었다. 남북이 갈라지고 6·25를 겪으면서 인공기의 붉은색에 부담을 느끼고 살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오성홍기 도구 소련의 국기도 붉은색이다. 과거 민주당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평민당은 노란색,새정치국민회의와 열린우리당은 녹색,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은 파란색이 상징색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상징조작이 빨갱이였기에 민주당은 붉은색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온갖 음해에 득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테니. 반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은 청색, 박정희정부시대 민주공화당은 특이하게 황소 문양이 새겨진 갈색이다. 돌아보면 우직한 황소처럼 산업화에 매진하던 시기의 모습이 참 잘 어울린다.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도 파란색이었다. 그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당색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누구 도박 전 대통령에게서 공산주의를 떠올릴 수 없을 테니 부담 없었을 거다. 이어 국민의힘까 지 보수정당의 색깔이 빨간색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민주당이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새누리당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당색을 바꾼 게 지금까지 이어진다.

 

이젠 민주당이 빨간색을 써도 공산주의 논란에서 자유로워진 시대가 됐을까? 아니다. 한 세대는 더 지나야 된다. 내 친구 중엔 아직도 색깔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애들이 꽤 있다. 다른 면에선 괜찮은 사람인데 정치적 논점에선 양철북의 오스카처럼 초중학생 시절에서 성장을 멈춘 것이다. 스스로가 메카시즘의 희생양인 줄 모르고 그 생각에 기초해 보수론자를 자처한다. 태극기 들면 성조기 따라오고. 여타의 가치체계와 정치의식 사이에 심한 불균형이 나타난다. 어린 시절 교육의 결과고 타의에 의해 성장이 억압된 것이다. 물론 자신은 결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요즘 중국 유학생을 보면 비슷한 사고를 한다. 시진핑 집권 이후 역사교육의 왜곡이 심하게 일어났다. 자본주의의 풍요를 누리지만 심하게 국뽕 교육을 받은 세대라 역사의식이 한쪽으로 마비되어있기 때문이다. 7, 80년대 한국이나 지금의 중국이 갖는 전체주의적 권력과 교육이 만들어낸 폐해의 특징이다. 

 

그동안 정말 색깔논쟁 정말 지겨웠다. 색은 그냥 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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