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 맑음동두천 19.5℃
  • 맑음강릉 24.4℃
  • 맑음서울 20.4℃
  • 맑음대전 21.3℃
  • 맑음대구 25.5℃
  • 맑음울산 19.6℃
  • 맑음광주 21.7℃
  • 맑음부산 19.6℃
  • 맑음고창 20.0℃
  • 맑음제주 20.8℃
  • 맑음강화 16.3℃
  • 맑음보은 21.3℃
  • 맑음금산 20.3℃
  • 맑음강진군 22.6℃
  • 맑음경주시 25.0℃
  • 맑음거제 18.6℃
기상청 제공

[신박사의 '공감숲'] ‘팝콘’과 ‘나폴레옹제과점’ 정치

  • 신훈
  • 등록 2022.06.16 06:00:00
  • 13면

 

 

‘팝콘’과 ‘나폴레옹제과점’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팝콘’ 키워드로 포털을 검색해봤다. 250여개 기사가 나왔다. 조선일보(6.12자 인터넷판)는 “윤 부부 주말 영화관 데이트…팝콘 먹으며 ‘브로커’ 봤다”를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중앙일보는 ““윤 부부…“저도 시민이잖아요”” “윤 대통령 부부, 팝콘 먹으며…메가박스서 ‘브로커’ 관람”, 동아일보는 “‘브로커’ 관람…팝콘 나눠 먹기도”였다.

 

상당수 매체는 일제히 ‘시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에 비중을 뒀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기간이기 때문일까? 그날, 윤 대통령이 영화를 관람한 당일, 북은 방사포를 발사했다. 언론은 대체로 직접적인 비판을 삼갔다. 몇몇 셀럽과 민주당 국회의원의 SNS 비난 글을 지면에 소개했을 뿐이다.

 

한편, 윤 대통령 부부의 ‘나폴레옹제과점 주말 쇼핑’에 대해선 보도가 확대되지 않았다. ‘윤석열 나폴레옹제과점’ 키워드 검색 결과, 50여개 기사가 나왔다. ‘영화 관람’ 보도보다 기사량이 훨씬 적었다. 조중동은 아예 기사로 다루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의 ‘사적(私的)’ 행위에 따른 경호 인력의 낭비, 삼선교 인근 시민의 교통 불편 이슈를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속내가 읽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주말 빵집쇼핑은 주말 영화 관람과 더불어 여론의 관심사가 됐다. 대통령 부부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상품 가치’가 크다는 점이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이 대통령의 사적 행위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대통령은 ‘이미지 정치’와 ‘이벤트 정치’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사건’과 ‘이벤트’를 정신없이 쫓아다녀야 하는 기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지점이다.

 

윤 대통령의 ‘팝콘 정치’와 ‘빵집 정치’에서 우리는 두 가지 이면을 생각할 수 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언론을 선전도구로 활용하고 있거나,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 낸 주류 언론이 윤 부부를 그릇된 방향으로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은 보도를 통해 대통령 부부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구분할 수 있도록 경고해야 한다.

 

정파적이든, 비정파적이든 언론에게는 사회적, 공익적 책무가 요구된다. 대통령이 대통령의 역할에 무지하고, 대통령이 권력을 오·남용한다면 언론은 강력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자유시장 체제에 놓여 있는 ‘기업형 언론’, 혹은 ‘사주(社主) 언론’이 ‘언론의 현실’일지라도 언론은 공공재의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어쨌든 윤 대통령의 ‘팝콘정치’ ‘빵집정치’는 말초적이다. 물가상승, 화물연대 총파업, 민생경제 위기 극복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국가 안보를 담보할 수도 없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 공자님은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말씀을 후세에 남겼다.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 국민이 바라는 저널리즘은 ‘팝콘’도 아니고 ‘빵지순례’도 아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