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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발달장애인과 가족 대책 국가가 나서라

‘극단적 선택’ 등 비극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 등록 2022.06.23 06:00:00
  • 13면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발달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5일 수원역 지하 1층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경기도 분향소에서 발달장애인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혼자가 아니고 경기도에서부터 같이 한다는 것을 꼭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 꼼꼼하게 발달장애인 대책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발달장애인은 25만5207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9.6%였다. 그 가운데 경기도 내 발달장애인 수는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의 21.9%에 달했다. 가족 중에 발달장애인이 있으면 그들의 삶은 무너진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한계에 처해 있지만 제도 밖의 문제여서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절망을 견디다 못해 급기야는 소중한 목숨까지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본보(18일자 인터넷판)에 따르면 17일 송죽동에 사는 한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11살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를 시도했으며 3일엔 안산에선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돌보던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달엔 서울 성동구에서 40대 여성과 6세 발달장애인 아들이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3월에는 수원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친모가 발달장애가 있는 8세 아들을 살해했고, 같은 날 시흥에서도 말기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20대 발달장애 딸을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 발달장애인 정책발전위원회 이종도 위원장은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발달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여러 제도가 있다지만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설이나 센터에서 타인과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보여 수용이 힘들면, 부모가 100% 돌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제도 밖 그늘’에 갇힌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절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한계점에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참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경고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우리 사회가 무심해서는 안된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비극이 계속되자 종교계도 나섰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14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열린 고인이 된 발달·중증장애인 및 그 가족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비극적 죽음을 막기 위해 이제 국가가 나서서 포용해야 한다면서 실효성 있고 다양한 제도를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분향소에서 김 당선인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 벤처기업과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 도정을 펼치면서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의 일 문제와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참사가 벌어질 때마다 ‘사회적 타살’로 인식한다는 김 당선인의 말은 옳다.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 문제를 당사자나 가족 간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실효성 있는 정부의 대책도 필요하지만 주변의 이해와 공감, 따듯한 격려가 우선이다.